진하는 2010년 7월부터 2011년 9월까지 블로그에 한국 지하철과 버스 등에서 찍은 여성 노인 사진 약 100장을 올려놨는데 이 사진이 한국내 온라인 커뮤니티에 퍼지면서 논란이 됐다.
진하는 이 사진들을 “한국의 매혹적인 패션 트렌드를 보여주기 위해 만든 사진 시리즈 ‘만개한 꽃’(Flowers In Bloom)”이라고 소개하면서 동의 없이 찍은 듯한 할머니들을 ‘모델’이라고 칭했다. 특정 신체부위가 부각되든 말든 모자이크도 하지 않고 마구 올려놓은 상태다.
특히 사진에 코멘트로 달아놓은 성희롱 발언이 공분을 사고 있다. 진하는 지하철에 앉아 있는 한 할머니를 아래쪽에서 촬영한 후 “이제 우리는 그녀의 오른 젖꼭지를 바로 쳐다볼 핑계가 생겼다”(Now we have an excuse to stare directly at her right nipple)는 코멘트를 달았다.
의자에 옆으로 누워있는 한 할머니의 사진에는 “이런 도발적인 모델과 함께 일하며 욕정을 억제하기 힘들었다”(Working with such a provocative model, I found it hard to keep myself and my concupiscence under control)고 적었다.
“첫인상이 여자친구감이다. 더러운 손은 부엌에서 일을 잘한다는 표시다”라며 성차별적인 발언을 하는가 하면 “김정일 여동생” “오리처럼 생겼다” 등 외모평도 서슴지 않았다.
네티즌들은 분노하고 있다. 한 네티즌은 “불법 촬영도 문제이지만 할머니들을 물건 품평 하듯이 자신이 느낀 점을 적어 놓는게 굉장히 불쾌하다”며 “피해자들에게 사과하고 게시글을 내리길 바란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우리 할머니 몰래 촬영해서 저런 멘트 남겼다고 생각하니 역겹다. 피해자들이 고소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진하가 출연한 드라마 ‘파친코’가 시대의 격랑을 견디며 살아온 할머니 세대 한국 여성을 주인공으로 한 작품이라는 점에서 논란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 드라마는 25일 첫 공개됐고 매주 금요일 한 편씩 공개된다.
이 작품은 한국계 미국인 작가 이민진이 2017년 내놓은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191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를 아우르며 일제강점기에 일본으로 건너간 뒤 일본ㆍ미국ㆍ한국을 오가며 한국인으로도 일본인으로도 살지 못한 재일교포(자이니치)의 애환을 그려냈다. 진하는 주인공 ‘선자’(윤여정)의 손자 ‘솔로몬’을 연기했다.
진하는 지난 16일 로스엔젤레스 아카데미뮤지엄에서 열린 ‘파친코’ 글로벌 시사회에선 여성 한복을 입고 등장해 주목 받기도 했다. 그는 “내 정체성과 상관없이 아름답게 보이고 싶어서 한복을 입었다”며 “너무 아름다운 색깔이었고 무궁화도 있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