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상에 ‘파워 오브 도그’ 제인 캠피온…SF ‘듄’, 6개 부문 수상
남우주연상 윌 스미스, 탈모 아내 놀린 시상자 뺨때려 ‘오점’
청각 장애인 부모와 비장애인 딸의 감동적인 이야기를 그린 영화 ‘코다’가 미국 아카데미 작품상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미국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는 27일(현지시간) 로스앤젤레스(LA)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94회 시상식에서 작품상 수상작으로 션 헤이더 감독의 ‘코다’를 선정했다.
스트리밍 서비스 애플TV 플러스를 통해 출시된 ‘코다’는 전통의 할리우드 제작사들이 출품한 작품을 제치고 최고상을 품에 안았다. 스트리밍 출시작이 작품상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코다'(CODA·Children Of Deaf Adult)는 청각 장애인 부모에게서 태어난 소녀의 이야기를 그린 감동 드라마다.
이 영화는 가족과 세상을 연결하는 역할을 하던 소녀가 음악과 사랑에 빠지며 꿈을 향해 달려 나가는 따뜻한 내용을 담았다.
패트릭 웍스버거 프로듀서는 “어려운 시기에 우리에게 필요한 사랑과 가족의 영화를 인정해준 아카데미에 감사드린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코다’는 각색상과 남우조연상도 거머쥐며 3관왕에 올랐다. 아빠 ‘프랭크’ 역을 연기한 트로이 코처는 청각 장애인 남자 배우 중 최초로 오스카 연기상을 받는 역사를 썼다.
코처는 “이것은 청각 장애인 공동체를 위한 상이다. 지금이 우리의 순간”이라며 수화로 수상 소감을 밝혔다. 지난해 ‘미나리’로 오스카 여우조연상을 받은 윤여정은 시상자로 무대에 올라 수어로 시상자를 호명해 코처에게 트로피를 전달했다.
감독상은 영화 ‘파워 오브 도그’의 제인 캠피온 감독에게 돌아갔다. 여성이 감독상을 받은 것은 오스카 역사상 세 번째다.
캐스린 비글로 감독은 2008년 ‘허트 로커’로, 클로이 자오 감독은 지난해 ‘노매드랜드’로 이 상을 받았다.
넷플릭스가 제작한 ‘파워 오브 도그’는 1920년대 미국 서부 몬태나주 목장을 배경으로 하는 심리 스릴러물이다. 이 영화는 12개 부문 후보에 올랐지만, 수상은 감독상은 하나에 그쳤다.
남녀주연상은 실존 인물을 연기한 윌 스미스와 제시카 채스테인이 가져갔다.
윌 스미스는 ‘킹 리차드’에서 비너스, 세레나 윌리엄스 자매를 테니스 여제로 길러낸 아버지 리처드 윌리엄스 역을 맡았다.
앞서 ‘알리'(2001), ‘행복을 찾아서'(2006)로 남우주연상 후보에 올랐던 스미스는 세 번의 도전 끝에 남우주연상을 품었다. 하지만, 스미스는 남우주연상 호명에 앞서 아내의 탈모 증상을 놀린 코미디언 크리스 록의 뺨을 때리는 소동을 일으켰고 수상 소감을 통해 사과의 뜻을 전했다.
여우주연상 수상자 채스테인은 미국 종교방송 네트워크를 만든 1970년대 유명 방송인 타미 페이의 흥망성쇠를 그린 작품 ‘타미 페이의 눈’에서 페이 역할을 연기했다.’
여우조연상은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의 아리아나 드보스에게 돌아갔다. 드보스는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뮤지컬 영화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에서 ‘아니타’ 역으로 춤과 노래 솜씨를 뽐냈다. 그는 라틴계 흑인으로, 자신의 성적 정체성을 퀴어로 공개한 성 소수자다.
최다 수상작은 드니 빌뵈브 감독의 SF 영화 ‘듄’이었다. 촬영, 편집, 음향, 시각효과 등 기술 부문을 휩쓸어 6관왕에 올랐다.
이밖에 ‘벨파스트’를 쓴 케네스 브래너 감독이 각본상을 가져갔고 디즈니의 ‘엔칸토:마법의 세계’는 장편 애니메이션 수상작에 선정됐다.
무라카미 하루키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의 일본 영화 ‘드라이브 마이 카’는 국제 장편 영화상을 받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