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분한 스미스, 무대 올라 폭행…아내 이름 입에 담지 말라” 욕설도
아카데미 “어떤 폭력도 용납 못해”, 현지경찰 “사건 인지…관련자가 신고 거부”
아카데미상 시상식에서 윌 스미스가 아내의 탈모를 놀린 시상자의 뺨을 때리는 아찔한 상황이 벌어졌다.
코미디언 크리스 록은 27일 로스앤젤레스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94회 시상식에서 다큐멘터리상 발표자로 무대에 올랐고 윌 스미스의 부인 제이다 핑킷 스미스의 헤어 스타일을 소재로 부적절해 보이는 농담을 했다.
록은 객석에 나란히 앉은 스미스와 그의 부인 제이다를 쳐다보면서 “제이다. 사랑한다. ‘지.아이. 제인’ 2편을 빨리 보고 싶다”고 말했다.
‘지.아이. 제인'(1997)은 할리우드 스타 데미 무어가 네이비실 여군 역할로 출연했고 무어의 실제 삭발 장면을 담아 화제가 됐던 작품이다.
록이 무어의 삭발을 상기시키며 탈모로 가슴앓이를 해온 제이다를 농담거리로 삼자 제이다는 바로 불쾌한 표정을 지었다.
제이다는 2018년 탈모 증상을 공개적으로 밝힌 바 있다.
록의 농담을 웃는 표정으로 듣던 스미스는 갑자기 무대 위로 성큼성큼 올라가더니 록의 뺨을 때렸고, 시상식장에는 ‘퍽’하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이에 참석자들은 이 소동을 사전에 짜인 각본으로 생각하고 웃었다.
하지만 객석으로 돌아온 스미스는 격분한 표정으로 록을 향해 여러 차례 욕설했고 “아내의 이름을 입에 올리지 말라”고 크게 소리쳤다. 그제야 실제 상황임을 알게 된 좌중은 찬물을 끼얹은 듯 조용해졌다.
스미스는 이 소동 이후 눈물을 글썽였고 생방송을 끊고 광고가 방영되는 동안 동료 배우 덴젤 워싱턴과 타일러 페리가 스미스를 위로하며 진정시켰다.
이어 다음 무대에 시상자로 오른 션 콤스는 마이크를 잡고 중재에 나섰다. 그는 두 사람의 화해를 제안하면서 “스미스와 록이 가족처럼 이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고 말했다.
배우 덴젤 워싱턴이 윌 스미스를 데리고 무대를 내려오고 있다. 로이터 사진
아내 제이다와 덴젤 워싱턴이 윌 스미스를 진정시키고 있다. 로이터 사진
이후 ‘킹 리차드’로 생애 첫 남우주연상을 받고 무대에 오른 스미스는 눈물을 흘리며 긴 수상소감을 밝혔다. 하지만 크리스 록이나 자신의 폭행 행위는 직접 언급하지 않은 채 “아카데미와 동료 후보들께 사과하고 싶다”고만 말했다.
아카데미 측은 이후 SNS에 “아카데미는 어떠한 형태의 폭력도 용납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LA경찰도 성명을 내고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두 사람 사이에 발생한 사건을 인지하고 있다”며 “관련자는 신고를 거부했지만 나중에라도 원하면 조사를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윌 스미스와 제이다 핀켓 스미스 부부가 3월 27일 제94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아카데미 시상식 레드카펫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REUTERS/Mike Blak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