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로리다주가 학교에서 동성애 관련 교육을 금지하는 법을 도입한 뒤 비슷한 움직임이 다른 주로 확산하고 있다고 공영 라디오 NPR이 10일 보도했다.
NPR에 따르면 플로리다주가 학교 동성애교육 금지 법안을 제정한 데 이어 앨라배마·오하이오·루이지애나·텍사스주 등이 여기에 합류하면서 최소한 12개 주가 플로리다와 비슷한 법안을 제정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법안의 구체적 내용은 주마다 다르지만 대체로 학교에서 성 정체성이나 성적 지향을 주제로 한 커리큘럼을 사용하거나 이를 토론하는 것을 금지하는 내용이다.
일례로 애리조나주에선 학교 커리큘럼을 개정해 젠더(사회적·문화적 의미의 성) 정체성이 아닌 생물학적 성에 관한 내용에 초점을 맞추도록 하는 법안을 마련했고, 아이오와주에선 젠더 정체성 관련 교육을 할 때는 반드시 부모의 서면 동의를 받도록 하는 법안이 발의됐다.
또 미주리·인디애나·켄터키주에서는 공립학교에서 젠더·성적 다양성에 대한 교육을 금지하고, 오클라호마주에선 학교 도서관에 성이나 성적 활동에 초점을 맞춘 서적을 두지 못하도록 하는 법안이 추진되고 있다.
그레그 애벗 텍사스 주지사는 최근 주의회 다음 회기 때 비슷한 법안을 최우선 과제로 삼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워싱턴대학의 아지 레스타 조교수는 “이런 법안들의 제도화는 노골적인 형태의 트랜스젠더·호모에 대한 구조적인 혐오”라며 이런 조치가 동성애자나 트랜스젠더, 퀴어인 어린이와 교사를 위해 안전한 환경을 만들기 위한 모든 의학적 증거를 거스르는 것이라고 말했다.
레스타 조교수는 “트랜스젠더 공포증과 호모 공포증이 설 자리가 있어서는 안 된다. 교실에서는 특히 그렇다”고 덧붙였다.
플로리다주는 앞서 지난달 유치원과 초등학교 1∼3학년 교실에서 성적 지향 또는 성적 정체성에 대한 수업·토론을 금지하는 ‘부모의 교육권리법’을 제정했다.
이 법은 또 부모들이 이 법을 위반한 교육구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할 수 있도록 했다.
에임즈 시먼스 듀크대학교 법대의 정책국장은 “정말 우려스러운 것은 이런 반(反)성적 소수자 법안이 사람들을 불편하게 한다는 명목 아래 구조적인 인종 차별과 노예 제도, 가부장제, 성 차별에 대해 가르치는 것을 금지하는 법안과 연계돼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