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11일부터 여권에 남성이나 여성이 아닌 ‘제3의 성’을 표기하기 시작했다.
국무부 영사사업부는 이날 홈페이지를 통해 ‘당신의 성을 선택하세요’라는 안내문을 게시했다.
이에 따르면 앞으로 여권을 신청할 때는 성별에 남성(M), 여성(F) 외에도 ‘젠더X’를 선택할 수 있다.
젠더X는 논바이너리(남녀라는 이분법적 성별 구분서 벗어난 성 정체성을 지닌 사람)나 간성(남성이나 여성의 정의에 규정되지 않은 신체적 특징을 지닌 사람), 성별 구분에 불편함을 느끼는 사람 등을 위해 도입됐다.
국무부는 “우리는 LGBTQI+ 개인을 포함해 모든 사람의 자유, 존엄성, 평등을 증진하기 위해 노력한다”며 “우리는 성 정체성에 상관없이 모든 미국 시민을 위해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헌신할 것”이라고 밝혔다.
LGBTQI+는 레즈비언(L), 게이(G), 양성애자(B), 성전환자(T), 성 정체성 의문자(Q), 무성애자(I), 간성(+)을 뜻한다.
국무부는 QnA 란을 통해 여권에 표시할 성을 선택할 때 다른 증명서류를 제출할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는 젠더X는 물론 남성이나 여성을 선택할 때도 마찬가지다.
국무부는 “여권 신청서의 성이 이전 여권이나 출생증명서, 신분증 등 다른 서류의 성과 일치할 필요가 없다”며 “여권의 성별 표시를 변경하기 위해 더는 의료증명서나 법적 서류 등 증빙서류를 내지 않아도 된다”고 설명했다.
자녀 여권의 성을 선택할 때도 마찬가지다. 16세 미만의 아동·청소년이 여권을 신청할 때는 이전처럼 부모나 법적 보호자가 함께 출석하기만 하면 성은 각자 알아서 선택하면 된다.
다만 여권을 신청할 때는 새 사진을 내야 하며 이는 현재 자신의 모습과 같아야 한다.
국무부는 또 동성애 등을 불법으로 간주하는 국가들을 안내하며 젠더X 표시로 인해 입국이 거절되는 등 난감한 상황을 맞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 만약을 위해 여행 시 법적 문서나 의료증명서를 지참할 것을 권고했다.
정부는 내년 말까지 여권 카드나 대사관 등에서 인쇄되는 비상 여권, 여권 기관과 센터에서 발급되는 신속·긴급여권, 해외 출생 영사 보고서 등에도 젠더X를 표시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개선할 계획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