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탠퍼드대 이진형 교수 주도…”사촌이 땅 사면 같이 투자하는 문화 필요”
전 세계 정보기술(IT) 산업의 중심지로 불리는 실리콘밸리에서 한국인들이 혁신을 이끌어가는 미래를 만들기 위한 모임을 발족했다.
‘팰로앨토 리더십 포럼’은 28일 캘리포니아 팰로앨토의 바이오 스타트업 엘비스(LVIS)에서 창립 모임을 열었다.
이 모임은 스탠퍼드대 신경과·바이오공학과 교수이자 엘비스의 창업자인 이진형 교수가 주도해 만들어졌다.
이 교수는 “우리나라 문화의 가장 아쉬운 점이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픈 문화라고 생각한다”며 “한국은 사람의 역량이 뛰어난데도 앞으로 같이 나아가는 능력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는 어떻게 보면 리더십의 부재 때문”이라며 “사촌이 땅을 사면 나도 거기에 투자해서 우리 같이 잘하자고 할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런 마음가짐으로 전환할 수 있는 리더십 커뮤니티를 만들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사회에 변화를 가져오는 기술 혁신, 산업 혁신에서 그동안 후발주자로서 ‘따라 가기’에 주력했던 한국이 이제는 어떻게 하면 새로운 미래를 이끄는 주역이 될 수 있을지를 함께 고민하고 길을 모색해보자는 취지로 모임을 만들었다고 이 교수는 말했다.
‘팰로앨토 리더십 포럼’ 발족 행사에 참석한 이진형 교수. 사진/ 연합뉴스.
그는 실리콘밸리에 진출한 한국인의 현재 위상에 대해 “역량은 리더가 될 수 있는 위치에 있지만, 아직 리더십을 적극적으로 생각해보지 못한 상태에 있다고 생각한다”며 “우리도 주인공이 될 수 있다는 마인드를 갖고 공동체를 이뤄서 더 나은 미래를 설계해보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발족 모임인 이날 행사에는 벤처투자자, 사업가, 한국투자공사(KIC), 예금보험공사, 산업은행 등의 관계자 등 40여명이 참석했다. 이미 실리콘밸리에서 활동하고 있거나, 해외 무대 진출을 모색하는 이들이다.
팰로앨토 리더십 포럼은 매년 2회 정기적으로 모임을 열고 미래의 리더들이 서로의 생각을 나누면서 외부 강사도 초청해 함께 배우며 성장하는 자리로 운영될 예정이다.
이 교수는 “매번 모임의 성격에 따라 다른 종류의 전문가를 모시고 얘기를 들어볼 것”이라며 “리더십의 구심점이 될 수 있는 포럼으로 키우고 싶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