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가 다니는 성당은 최근 몇 주간 카페테리아에서 음식 섭취를 재개했다.
예전처럼 일요일 미사 후 수백 명이 점심을 같이하는 수준은 아니지만, 교인들이 간단한 베이글과 커피를 나누며 교제하는 모습이 반가웠다.
특히 60-70대 어르신들이 기뻐하셨다. 어르신들은 식당 한켠에서 동료 교인들과 회포를 풀면서 “2년 동안 어디도 못가고 사람도 못 만나 감옥 사는 기분이었다”고 말씀하셨다. 다른 어르신은 “상황이 괜찮아지만 모두 같이 봄소풍이라도 가자”고 말씀하셨다.
2년간 지속돼 온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많은 한인들이 고통을 겪었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힘들었던 사람들이 노인 어르신들이었다. 팬데믹 초창기에는 노인아파트와 개호시설 등에서 많은 노인들이 아프거나 돌아가셨고, 코로나 위험 때문에 가족과 자녀 방문도 제대로 받을 수 없었다. 운전이 어려운 노인들은 교회나 노인회 버스도 탈 수 없어, 집안에서 홀로 버틸 수밖에 없었다.
친구도 만날 수 없고, 평소처럼 교회나 노인회, 문화행사 등에도 나갈수 없어 정신적 외로움이 더했다. 노인회나 교회 차원에서 어르신들을 위한 음식배달을 실시했지만, 수요를 충족하기는 부족했다. 그렇다고 한국으로 돌아가자니 그것도 대안은 아니었다. 한국은 미국보다 코로나19 관련 제약이 더욱 엄격하고, 입국후 2주간 격리까지 해야 해서 홀로 지내는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미국과 한국이 올해 초부터 코로나19 규칙을 완화하면서, 애틀랜타 및 미국의 한인 노인들도 일상생활 복귀를 준비하고 있다.
조지아의 경우는 아직 노인들을 위한 이렇다할 행사가 없지만, 한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캘리포니아에서는 노인들을 대상으로 한 일상생활 복귀 안내활동이 활발하다.
개빈 뉴섬 주지사의 장애인 담당 보좌관인 킴 맥코이 웨이드는 “팬데믹 기간 동안 노인들이 교통 수단이 없어 이동에 불편을 겪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며”며 노인 교통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주 정부 수잔 드마로이스 노인담당 국장은 노인들이 백신과 부스터샷 접종을 마치고, 메디케이드 연장도 잊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콘트라 코스타 지역의료센터의 사라 K 레빈 박사는 대가족이나 좁은 곳에서 여러 명이 모여 사는 이민자들과 노인들이 코로나 피해를 많이 봤다며, 일상 복귀를 위해서는 반드시 백신 접종을 받을 것을 권했다. 비영리단체 초이스 오브 에이징의 데비 토스 CEO는 대다수 의료기관 및 노인복지 기관이 이제는 부스터샷 접종을 마친 노인들을 대상으로 문을 열고 있다고 강조했다.
봄을 맞이하면서 한인사회도 코로에서 벗어나 일상으로 복귀할 준비가 활발하다.
그러나 코로나19의 피해를 가장 많이 당한 어르신들을 위한 행사와 기회는 여전히 부족하다. 한인사회와 교계 차원에서 어르신들을 위로하고 교제 활동을 재개하여 일상 생활로 복귀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줘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