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디 김·매릴린 스트리클런드, 폭동 발생 30주년 행사 참석
“백인 우월주의 여전…한인 사회, 다른 유색인종과 힘 합쳐야”
한국계 앤디 김(민주·뉴저지), 매릴린 스트리클런드(민주·워싱턴) 미국 연방하원의원이 로스앤젤레스(LA) 폭동 30주년을 맞아 유색인종 간 결속과 연대를 당부했다.
두 의원은 30일 LA 코리아타운에서 한미연합회(KAC)와 미주한인위원회(CKA)가 공동으로 주관한 차세대 리더십 콘퍼런스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앤디 김 의원은 LA 폭동이 한인 사회에 남긴 교훈과 관련해 “연대 없이는 이 나라(미국)에서 이를 수 있는 위대한 일은 없다는 것”이라며 “LA 폭동은 한국계 미국인 사회가 더 큰 결속을 해달라는 진정한 요구였다”고 진단했다.
그는 “친구를 필요로 하기 전에 먼저 친구가 될 필요가 있고 비극이 일어나기 전에 다른 사람들과 관계를 맺어야 한다”며 “(한인 사회가) 다른 공동체와 연합을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스트리클런드 의원도 “로드니 킹 사건과 LA 폭동은 희망과 소속감을 느낄 수 없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가장 많이 화가 나는 것은 지금도 미국의 정치, 사회, 경제 시스템에 백인 우월주의가 있다는 것”이라며 “그것은 우리를 항상 갈라놓고 겁주려 하며 우리가 공통점을 갖지 못하도록 만든다”고 지적했다.
이어 “유색인종 공동체가 함께 뭉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며 “우리가 더 강해지고 목소리를 키워야 한다”고 당부했다.
두 사람은 소수인종 의원으로서 선거 과정에서 느꼈던 고충과 극복 과정도 털어놨다.
앤디 김 의원은 “지역구 주민의 85%는 백인이고 아시아계와 한국계는 각각 3%, 1% 미만”이라며 “많은 사람이 한국계 미국인인 제가 선거에서 이길 수 없다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단지 내 피부색과 ‘김’이라는 나의 성(姓) 때문에 다른 사람들이 내가 무엇을 할지를 결정하도록 내버려 둘 수 없었다”고 역설했다.
스트리클런드 의원은 “한국계라는 강한 정체성은 어머니와 외할머니 덕분”이라며 “그들이 진정으로 한국계라는 나의 혈기 왕성한 내면을 일깨웠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내가 공직에 출마했을 때 사람들은 기득권층이 아니어서 선거 자금을 마련할 수 없고 아무도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렸다”며 “하지만 난 선거에서 진 적이 없다”고 말했다.
1992년 4월 29일 발생한 LA 폭동은 교통 단속에 걸린 흑인 청년 로드니 킹을 집단 구타한 백인 경찰관 4명에게 무죄 평결이 내려지자, 분노한 흑인들이 LA 도심으로 일제히 쏟아져 나와 폭력과 약탈, 방화를 저지른 사건이다.
흑인들의 분노는 한인 슈퍼마켓에서 흑인 소녀가 총격으로 사망한 이른바 ‘두순자 사건’과 맞물리면서 한인에게로 분출됐고, 당시 LA 도심에 있던 한인 타운은 잿더미가 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