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3~4일 과감한 ‘양적긴축’ 논의
자산축소 규모 커지고 속도 빨라질 듯
금리 중립수준 이상으로 인상 전망도
통화정책 회의를 앞둔 연방준비제도(Fed)가 과거 사례보다 더 큰 규모로 더 빠르게 양적긴축(QT)을 실시하고 기준금리도 중립 수준 이상으로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이 시장에서 확산하고 있다.
연준은 오는 3∼4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마치고 기준금리 인상과 함께 보유자산 축소(대차대조표 축소)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1일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에 따르면 연준은 금융시장에 충격을 줄 정도로 과거보다 빠르게 대차대조표 축소를 단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연준은 2008년 세계 금융위기를 맞아 기준금리를 제로(0) 수준으로 낮추고 채권을 대량 매입하는 양적완화(QE)를 시행해 보유자산이 크게 늘었다.
이후 경기가 회복하고 물가도 안정되자 2017년부터 ‘런오프’ 방식으로 보유자산을 매달 100억달러씩 줄이기 시작했다가 점차 월별 감축 규모를 500억달러까지 확대했다.
런오프는 만기 도래 채권의 원리금을 다른 채권에 재투자하지 않아 자연스럽게 보유자산이 줄게 하는 방식을 말한다.
하지만 연준은 2020년부터 코로나19 대확산에 따른 경기침체에 대응하고자 미 국채와 주택저당증권(MBS)을 대거 사들여 보유자산이 약 9조달러로 다시 불어난 상황이다.
연준이 최근 공개한 3월 FOMC 회의 의사록에 따르면 연준이 고려하고 있는 월 최대 보유자산 감축 규모는 950억달러로, 2017∼2019년 보유자산 축소 사례와 비교하면 거의 2배 가까이 된다.
게다가 이번에는 보유자산 월별 감축 규모가 수개월 내에 최대치인 950억달러에 도달할 것으로 보여 과거 1년에 걸쳐 월 100억달러에서 500억달러로 차츰 늘어난 것에 비해 감축 속도도 한층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보유자산의 전체 축소 규모도 이전과 비교해 상당히 클 것으로 전망된다.
과거엔 2년에 걸쳐 8000억달러를 줄였지만, 현재 연준 내부에서는 3년에 걸쳐 3조달러를 감축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금리정책과 조합에서도 상당한 차이가 난다.
연준은 2017년 이 같은 양적긴축에 들어갈 때 기준금리 인상을 멈췄다. 하지만 현재는 22년 만에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평소 인상폭의 2배인 0.5%포인트 올리는 ‘빅스텝’을 앞두고 있다.
WSJ은 이를 연준이 처한 물가 상황의 차이로 설명했다. 2017년 당시 인플레이션은 연준의 목표치인 연 2% 내에 있었지만, 현재 물가 상승률은 40년 만의 최고 수준인 고공행진을 기록하고 있다.
연준은 또한 수동적인 런오프 방식 말고 보유 채권을 공개시장에서 파는 적극적인 감축 방안도 필요하다는 데 동의한 상태다. 과거 연준은 적극적 매각을 진지하게 고려해본 적이 없었다.
블룸버그통신은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서 경기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중립금리 수준인 2.5%보다 더 높이 기준금리를 올릴 것으로 전망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도 “중립 수준 이상으로 긴축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면 좀 더 (경기)제약적 입장을 취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일단 연준이 이번 FOMC 회의와 6월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잇따라 0.5%포인트씩 두 차례 인상하는 것이 기정사실로 되는 추세다.
나아가 금융시장은 연준이 기준금리를 3.4% 이상으로까지 올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IB) 도이체방크는 인플레이션을 잡으려면 기준금리를 5∼6%까지 인상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내놓았다.
블룸버그는 파월 의장이 이번 회의 후 금리정책이 좀 더 제약적인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다면 이는 상당한 변화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미국 채권시장을 대표하는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지난달에 0.561%포인트 올라 월간 기준으로 2009년 12월 이후 12년 4개월 만에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채권 가격과 금리는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므로 미 국채의 가격이 4월에 그만큼 많이 하락했다는 의미다.
이는 미 국채가 올 1분기 최악의 손실을 기록한 이후 재차 하락한 것이라고 WSJ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