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엄격한 낙태 관련 규제법을 시행하는 주(州)일수록 건강한 아동을 낳고 키우기 위한 사회안전망이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AP통신이 7일 보도했다.
AP통신은 올 연말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미국 연방대법원의 낙태 관련 판결 결과에 따라 이들 주가 아예 낙태를 금지하거나 현행보다 더욱 엄한 낙태 규제법을 시행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사회안전망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AP는 이 경우 저소득층의 부담이 커질 것이라며 지금도 이들은 낙태법이 엄격하지 않은 다른 주에 가서 낙태 시술을 받기가 어려운 형편이라고 지적했다.
2019년 미국 인구조사국과 질병통제예방센터(CDC) 통계에 따르면 엄한 낙태 규제법을 시행하는 미시시피주의 경우 아동 빈곤율과 저체중아 출산율이 미국의 50개 주 중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텍사스주도 첫 임신을 하면서 산전 건강관리를 받지 못한 여성의 비율이 가장 높았고 보험에 가입하지 못한 아동의 빈곤율은 꼴찌에서 두 번째였다.
이들 두 주에선 엄격한 낙태 관련 규제가 시행되고 있어 미국 사회 내에서 낙태권을 둘러싼 논쟁의 초점이 되고 있다고 AP는 지적했다.
미국 대법원이 낙태를 합법화한 1973년 ‘로 대(對) 웨이드 판결’을 뒤집을 경우 미시시피주 등 공화당이 다수 의석을 차지한 26개 주는 곧바로 이를 따라 낙태를 금지할 수 있다고 낙태의 권리를 옹호하는 싱크탱크인 구트마허연구소가 밝혔다.
이들 주는 아동 양육을 위한 사회안전망 평가에서 형편없는 점수를 받았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앨라배마와 루이지애나는 미시시피와 함께 저체중아 출산율이 가장 높은 ‘빅3’에 속한다.
인디애나는 임신부가 첫 임신기에 건강관리를 받지 못하는 비율이 두번째로 높은 주다.
인디애나 코코모에 거주하는 25세 싱글맘 재스민 아로요는 AP통신과 인터뷰에서 첫째 아이가 태어났을 때 양육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이 여의치 않아 식당 일을 그만둬야 했다고 털어놨다.
아로요는 “다른 식당 일을 구했을 땐 보험 혜택을 제공하지 않았고 둘째 아기는 심장병을 앓아 지금은 수천달러의 병원비를 못내고 있다”며 “이렇게 힘들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