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낙태금지법 시행 길 열어
중간선거 겨냥 정치권 첨예 대립
다수 여론은 ‘판결 뒤집기’ 반대
연방대법원이 여성의 낙태 권리를 보장한 ‘로 대 웨이드’ 판결을 뒤집는다면 조지아주에서도 획기적인 정치적, 법적 변화가 불가피해진다.
연방대법원이 여성의 낙태권을 보장하는 1973년 판결을 뒤집는다면 조지아에서는 지난 2019년 브라이언 켐프 주지사가 서명한 반낙태법안(일명 심장박동법)이 시행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그럴 경우 조지아는 전국에서 26번째로 낙태금지법을 시행하는 주가 된다. 이법은 현재 연방법원 판결에 따라 시행 중지된 상태다.
만약 이 주법이 시행된다면 의사가 태아의 심장박동 활동을 감지한 뒤부터 낙태가 금지된다. 통상 태아의 심장박동은 임신 6주 후부터 감지된다. 따라서 임신 6주후부터 강간과 근친상간 등을 제외한 모든 낙태 시술이 전면 금지된다.
▶정치권 지각변동
오는 11월 중간선거에 미칠 정치적 영향도 적지 않다. 주지사, 연방상원 의석, 주의회 의석 등을 놓고 낙태찬성과 반낙태 진영이 더욱 첨예하게 대립할 것이다.
주의회를 장악하고 있는 공화당 일각에서는 더욱 엄격한 낙태규제법 제정을 시도할 가능성도 있다.
켐프 주지사와 경합을 벌이고 있는 퍼듀 후보를 비롯, 일부 공화당 인사들은 벌써부터 더욱 강화된 낙태규제법 제정을 위한 주의회 특별회기 소집 가능성까지 제기하고 있다.
반면 민주당에게는 중간선거 6개월을 앞두고 낙태권을 옹호하는 여성 유권자들을 대거 끌어들일 수 있는 명분이 생긴다.
애틀랜타 에벤에셀 침례교회의 담임목사로 특별선거를 통해 연방상원에 입성한 라파엘 워녹 의원(민주당)은 오는 11월 중간선거에서 6년 임기에 도전하는 험난한 선거전을 치러야 한다. 워녹 의원은 스스로를 “낙태권을 옹호하는 목사”로 표방하고 있다.
다른 민주당 소속 후보들도 낙태권 판결이 뒤집힌다면 인플레와 개스값 상승 등으로 이탈한 여성 유권자들을 다시 끌어들일 수 있는 정치적 쟁점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
스와니가 지역구인 캐롤린 보르도 연방 하원의원은 애틀랜타 저널(AJC)과의 인터뷰에서 “만약 낙태권을 잃게 된다면 여성 건강이 치명적인 타격을 입을 것”이라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민주당 후보로 켐프 주지사에 도전하는 스테이시 아브람스 후보 역시 트윗을 통해 “차기 조지사 주지사로 선출된다면 낙태권 보장을 위해 앞장서 싸울 것”이라고 공언했다.
▶다수 여론은 ‘판결 유지’
조지아 주민들의 여론은 전반적으로 연방대법원이 반세기동안 유지된 ‘로 대 웨이드’ 판결을 뒤집는 것은 반대하는 입장이다. 다만 일정 수준의 낙태규제는 필요하다는 입장도 적지 않다.
지난 1월 AJC가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등록 유권자의 68%가 대법원의 판결 뒤집기에 반대한 반면 찬성은 24%에 그쳤다. 앞서 2019년 여론조사 결과 역시 응답자의 70%가 판결 유지를 원했다.
또 지난 2019년 켐프 주지사가 서명한 심장박동법 시행에 찬성하는 비율은 38%에 그친 반면 54%가 법 시행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2019년 연론조사에서는 심장박동법 반대 49%, 지지 45%로 나타났었다. 두 여론조사의 표본오차는 ±3~4%이다.
김지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