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탁소·리커 등 전통업종서 외식업 눈돌려
아메리칸 델리·WNB 초고속성장 뒷받침
동남부 대부분의 ‘치킨 윙 가게’ 사업은 한인들이 운영하고 있다. 이민 초기라고 불릴 수 있는 1970~90년대 당시와는 다른 모습이다.
그간 한인들은 동남부 지역에서 식료품점, 세탁소, 뷰티서플라이, 리커스토어 비즈니스에 주력해왔다. 특별한 기술 없이도 노력만 하면 수익을 보장받을 수 있었다는 이유에서였다. 아울러 한인만을 상대하는 사업이 아니기 때문에 확장성도 뛰어났다.
그러나 기술의 발달로 전반적인 삶의 양식이 변화하면서 이 업계는 쇠퇴의 길을 걷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대유행 사태는 이 변화를 더욱 가속화시켰다. 대형 식료품점이 들어섰고, 온라인 마켓이 활성화됐고, 옷값은 싸졌고, 대부분의 물품은 온라인으로 구매할 수 있게 됐다.
이로 인해 많은 한인 사업가들이 대중화된 외식업으로 눈을 돌리고 있고 최근 동남부로 이주하는 한인들 사이에서는 치킨윙 사업에 뛰어드는 이들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애틀랜타의 한 한인은행 관계자는 “최근 들어 윙 가게 관련 비즈니스로 대출을 알아보거나 신청하는 이들이 눈에 띌 정도로 많아지고 있다”라며 “그만큼 한인들이 윙 가게 사업에 많이 뛰어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는 애틀랜타 지역 한인 프랜차이즈 사업인 아메리칸 델리(American Deli, 대표 피터 김)와 윙앤버거 팩토리(WNB Factory, 공동대표 강신범·트로이 표)가 뿌리를 내리고 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아메리칸 델리는 1989년 시작해 동남부 지역에만 220여개 지점이 있는 대형 프렌차이즈다. 윙앤버거 팩토리는 7년 전 출범한 후발주자이지만 66개의 점포를 운영하고 있고 지난해 말 100호점을 계약하는 등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
WNB는 현재는 동남부 뿐 아니라 미국 전역으로 프랜차이즈를 확장해 나가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식당업계 전문지 NRN은 지난 7월 지난해 미국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체인 톱25에서 WNB 팩토리를 22위에 선정하기도 했다.
강신범 WNB 대표는 지난 3일 기자와 만나 한인들이 윙 가게 비즈니스를 선호하고 있는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23살에 도미해 2년 뒤 퓨전 일식당 창업을 시작으로 햄버거 프렌차이즈 운영 등 20여년간 비즈니스를 개척해온 그는 7년 전 파트너와 함께 프랜차이즈 윙앤버거 팩토리를 설립했다.
그는 다양한 요식업 사업에 뛰어들다 치킨 윙에서 기회를 포착했다. 그는 치킨 윙에 대해 “동남부에서 치킨윙은 흑인들의 주식이고 백인들의 안주”라며 “흑인 노예의 역사와 연계돼 있어 남부 사람들에게는 뗄래야 뗄 수 없는 음식”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미국에서 프렌차이즈 사업을 시작하려면 10년 이상의 경험이 필요하고 조건이 꽤나 까다로운데 WNB에서는 열정이 있는 한인들을 잘 선별해 운영 노하우를 전달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재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