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적 의미의 영문욕설이 적힌 바지를 입었다가 항공기 탑승 거부 소동을 빚었던 DJ소다(본명 황소희·34)가 아메리칸 항공사로부터 사과를 받았다.
앞서 DJ소다는 “모두가 보고 있는 비행기 입구에서 바지를 벗을 수밖에 없었다”며 “저는 바지를 뒤집어 입은 상태로 비행기를 다시 탈 수 있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9일 매일경제 스타투데이에 따르면 DJ소다의 소속사 측은 사건 발생 이틀뒤인 지난달 28일 미국 항공사 아메리칸항공(AA)의 고객응대 담당으로부터 메일을 받았다.
항공사 측은 메일에서 “황소희씨의 일을 진심으로 유감스럽게 생각하며, 전문적 대응이 미비했던 것을 사과한다”며 “해당 사건은 조사중이며, 황씨의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적절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DJ소다의 복장에 대해 항공사 측은 “탑승객 모두에게 편안한 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따라서 고객들이 적절한 복장을 착용할 수 있도록 요청할수 있다. 불쾌함을 주는 복장은 허용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소속사 관계자는 스타투데이에 “전에도 이 의상을 입고 여러 차례 AA에 탑승했지만 문제가 없었다”며 “다른 사람에게 불쾌감을 줄 수 있다는 것을 사전에 인지하지 못한 부분은 DJ소다 스스로도 부족했다고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저희가 컴플레인 한 부분은 DJ소다에게 ‘바지를 갈아입어 달라’고 했다면 충분히 시정했을 텐데, 직원이 아무런 설명도 없이 막무가내로 비행기에서 내쫓았다는 점이었다”며 “사과 메일을 받았으니 다른 제스처를 취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사건은 DJ소다가 지난달 26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글을 올리며 확산했다.
그는 “비행기 입구 앞에서 바지를 벗은 것도, 바지를 벗은 채로 비행기를 태워달라고 빌고 있던 것도 정말 굴욕적인 일이었다”며 “개인의 자유를 존중해주는 국가인 미국에서 이런 일이 벌어진 것에 대해 믿을 수가 없다. 앞으로 AA를 보이콧하겠다”고 했다.
한편 해외에선 종종 복장 문제로 탑승을 거절당하는 사례가 있다. 지난해 7월엔 여성 보디빌더가 탱크톱 상의에 핫팬츠를 입었다가 AA로부터 탑승을 거부당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항공사들은 그때그때 현장 판단에 따라 노출이 과도하거나 욕설 등 타인에게 불쾌감을 줄 수 있는 의상을 입은 승객들의 탑승을 거부하고 있다. 다양한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동시에 한 공간에서 체류해야 하는 만큼 사회적 통념에 맞지 않는 복장은 곤란하기 때문이다.
이같은 내용은 운송약관에 규정돼있다.
AA의 경우 ‘항공사의 안전 규정 준수’ 항목에서 “적절한 복장을 갖춰야 한다. 맨발 또는 부적절한 옷은 허용되지 않는다”고 규정해뒀다.
또 “항공사가 판단하기에 승객의 신체적·정신적 상태가 안전지침을 이해하거나 준수할 수 없는 상태거나 가능성이 있는 경우 승객의 운송을 거부할 수 있다”며 “어떠한 이유로도 (일시적 혹은 영구적으로) 승객의 탑승을 거부할 수 있다”고 했다.
고석현 기자 ko.sukhyu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