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가 지난 3거래일 연속 급락한 가운데 이 기간 미국의 7대 빅테크(거대 정보기술기업)들의 시가총액이 총 1조달러 이상 증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9일 CNBC 방송에 따르면 세계 시총 1위 기업인 애플의 시총은 지난 3거래일 동안 2천200억달러 감소했다.
이 기간 애플 주가는 166.02달러에서 152.06달러로 8.41% 떨어졌다.
앞서 지난 4일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0.75%포인트 기준금리 인상을 고려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으나, 시장에서는 연준이 물가를 잡기 위해 과격한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파월 의장의 발언이 나온 지 하루 만인 5일 애플 주가가 곤두박질쳤다.
대장주인 애플을 필두로 시총 순위별로 마이크로소프트(-1천890억달러), 구글 모회사인 알파벳(-1천230억달러), 아마존(-1천730억달러), 테슬라(-1천990억달러), 페이스북 모회사인 메타(-700억달러), 엔비디아(-850억달러) 등 빅테크들의 시총이 급락했다.
이들 7개사의 시총 감소분 합계는 약 1조590억달러에 이른다.
이들 빅테크 주식은 미국 주식에 투자한 국내 개인투자자, 이른바 ‘서학개미’들도 많이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와 물가상승이 동시에 발생하는 현상) 공포로 9일 뉴욕증시의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99% 떨어진 32,245.70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난해 3월 9일 이후 최저치였다.
같은 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3.20% 급락한 3,991.24에 마감했는데 4,000선 아래로 내려간 것은 지난해 3월 31일 이후 1년 만이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1,623.25로 4.29% 폭락, 2020년 11월 10일 이후 종가 기준 최저가를 기록했다.
뉴욕타임스는 중국의 수출 성장 둔화라는 악재가 보태지면서 9일에도 미국 주식시장의 폭락세가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NYT는 뉴욕증시의 하락이 6주째 이어지는 가운데 중국 변수가 최근의 높은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미 연준의 금리 인상,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에 따른 공급망 훼손과 같은 악재들과 어우러져 시장의 우려를 더 키울 것으로 전망했다.
전날 중국 세관인 해관총서의 발표에 따르면 4월 중국의 수출은 2천736억달러로 작년 같은 달보다 3.9% 증가했다.
이번 수출 성장률은 전달의 14.7%보다 10%포인트 이상 떨어진 것으로, 코로나19가 최초 발생한 우한 사태의 여파가 한창이던 2020년 6월 이후 가장 낮다.
중국 수출 증가율의 추락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이유로 상하이 봉쇄가 장기화하였기 때문으로 보인다.
인구가 2천500만명에 달하고 중국의 금융·상업·물류 허브로 통하는 상하이에 대한 봉쇄는 중국이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이후 단행한 여타 도시의 봉쇄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타격이 크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