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던 학창시절 선생님의 첫 시집 ‘황토’ 탐독했습니다.
그 후 선생님의 시와 글은 언제나 제 삶 곁에 있었습니다.
선생님의 청년 시절 저항마저 따뜻했던 용감한 수줍음을 생각합니다.
영혼마저 아픈 무거운 고통의 짐을 지고 방황했던 긴 시간도 함께 생각합니다.
그리고, 말년의 적막했던 침묵을 생각합니다.
연꽃
꼬막마저 아사하는 황토벌
아픈 넋 단비로 내려
잠든 씨앗 깨우고
밝아오는 아침,
온몸으로 터지는 연꽃 한송이
뒤따라 앞 다투어 터지는 연꽃들
황토 넘어 푸른 바다 수평선까지 펼쳐지는 눈부신 연꽃 바다
꽃송이 마다 목청 돋우어 부르는 노래
먼 귀 열어 들으며, 우리
함께 어우러져 부르는
평화의 노래
사랑의 노래
선생님, 살펴 가시구요.
남과 북이 어우러져 평화한 어느 봄날
황토 앞바다 가득히 연꽃 피어날 때
잠시, 마실 다녀가세요.
심성술 (시인, 에모리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