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의 109년 역사상 처음으로 흑인 여성 이사가 탄생하게 됐다.
10일 연방상원은 이날 오후 리사 쿡(사진) 미시간주립대 교수를 연준 이사로 인준했다.
민주당과 공화당이 50석씩 양분한 상원에서 인준 투표 결과 50대 50으로 동률이 나왔으나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캐스팅 보트를 행사해 가결됐다.
이로써 리사 쿡은 연준의 첫 흑인 여성 이사가 됐다. 그동안 연준에 흑인 이사가 3명 있었으나 모두 남성이었다.
쿡 신임 이사의 임기는 2024년 1월까지다.
쿡 이사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 당시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CEA)에서 이코노미스트로 일했고, 오바마 행정부와 현 조 바이든 행정부의 인수위원회에도 참여했다.
일부 공화당 의원은 올 2월 인준 청문회에서 쿡 당시 후보자가 거시경제와 통화정책에서 경험이 부족하다고 주장한 바 있다.
쿡 당시 후보자는 자신의 연구 경력과 재무부·백악관에서 일한 경험을 강조하며 이를 반박했다.
쿡 이사의 이번 인준 통과에도 아직 연준 이사회의 진용이 다 꾸려지지 못했다.
연준 이사회는 의장 1명, 부의장 2명, 이사 4명 등 7명으로 구성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중 의장, 부의장 2명, 이사 2명 등 5명의 후보자를 지명했지만, 인준 문턱을 넘은 이들은 레이얼 브레이너드 부의장과 쿡 이사 등 2명에 그쳤다.
세라 블룸 래스킨 금융감독 담당 부의장 후보자는 공화당과 일부 민주당 의원의 반대로 바이든 대통령이 지명을 철회하고 지난달 마이클 바 전 재무부 차관보를 새롭게 지명한 바 있다.
이번에 유임된 제롬 파월 연준 의장도 비록 미 의회에서 초당적 지지를 받을 것으로 보이지만 아직 인준 절차가 마무리되지 못했다. 그의 첫 임기는 올 2월 만료돼 현재 의장 대행 신분으로 연준의 통화정책을 이끌고 있다.
나머지 연준 이사 후보자인 필립 제퍼슨 데이비드슨 칼리지 교수는 3월 상원 은행위원회에서 만장일치의 지지를 받았고 현재 상원 전체 회의 표결을 앞두고 있다. 제퍼슨 교수는 흑인 남성이다.
인준 절차가 순조롭게 끝나면 바이든 대통령은 연준 이사회 구성원 7명 중 5명을 임명하게 된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지적했다.
연준이 정치적으로 독립적이지만 백악관이 이런 임명 절차를 통해 향후 통화정책의 방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신문은 설명했다.
연준에 새롭게 합류하게 될 이들은 기존 연준의 통화정책 방향을 따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