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실로 재발급은 14개월
직원 감소로 적체 심해
해외 여행 등 차질 난감
영주권 카드를 갱신하는데 1년 넘게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팬데믹 사태 완화로 한국 또는 해외로 나가는 사례가 증가하는 가운데 영주권 카드 갱신 지연으로 애를 먹는 한인들도 많다.
이민서비스국(USCIS)에 따르면 10년 유효 기간이 있는 영주권 갱신의 경우 5월 현재 지문 채취부터 발급까지 11.5개월이 소요된다.
영주권 분실 등으로 인한 카드 교체는 갱신 절차보다 더 늦은 14.5개월이 걸린다.
USCIS 클레어 니콜슨 공보관은 “이는 최근 6개월 동안 영주권 갱신 신청서(I-90) 중 약 80%가 완료되는데 걸리는 시간”이라며 “일부 사례는 이보다 더 긴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민법 신중식 변호사는 “예전에는 3~4개월이면 갱신한 영주권 카드를 받았는데 지금은 2년까지 걸리는 사례도 있다”며 “USCIS는 각종 수속 비용 등으로 운영되는데 팬데믹 사태 때 수입이 줄고 직원들이 강제 휴가 등을 떠나면서 신청 서류 적체 현상을 빚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통계로도 입증된다. USCIS에 따르면 최근 1분기 영주권 갱신 신청서 적체는 총 72만5418건이다.
신청서 적체 건수는 전년 동분기(34만1708건.갱신 완료 기간 평균 4.3개월) 대비 무려 112%나 급증했다.
영주권 적체 현상은 실제 분기별로도 심화하고 있다.
지난해 1분기를 기점으로 적체건은 2분기(44만1807건), 3분기(55만7451건), 4분기(62만4634건) 등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예상치 못 한 지연으로 영주권 카드를 갱신하지 못한 한인들은 불편을 겪고 있다.
원진석(46·토런스)씨는 영주권 만료 반년 전인 지난해 3월 갱
신 신청서를 제출했다. 팬데믹 사태가 완화되면 출장 등 해외 등에 나갈 것을 고려, 충분히 시간적 여유를 갖고 신청했던 셈이다.
원씨는 “당시 아내는 지문 채취 후 2주 만에 나왔는데 나는 1년이 넘도록 아직도 못 받고 있다”며 “해외에 급히 나갈 일이 있는데 영주권 카드를 갱신하지 못해 난감한 상태”라고 하소연했다.
은행 이용 시에도 애로사항이 있다.
김상준(53·LA)씨는 “예전에 은행 계좌를 만들 때 개인 인증 서류로 영주권을 낸 적이 있다.
얼마 전 해외에 송금할 일이 있어 은행에 갔다가 그때 영주권 만료 사실을 알게 됐다”며 “은행 측에서 영주권 유효 기간이 만료됐다면서 송금에 앞서 다른 서류로 인증을 요구했다”고 말했다.
한편, USCIS는 적체건 해소를 위해 지난 3월 개선 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영주권 갱신의 경우 목표 처리 기간을 6개월로 설정한 상태다.
☞영주권 유효 기간이 만료되면
영주자격 또는 신분에 문제가 생기는 것은 아니다. 다만, 카드 유효 기간이 만료된 것이서 갱신 신청서를 제출하면 된다. 단, 만료된 영주권 카드로 해외에 나갔다가 재입국할 시에는 제약이 따를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지난해 1월부터 USCIS는 갱신 수속 지연으로 신청자들에게 자동으로 12개월간 영주권 유효 기간을 연장해주고 있다. 단, 영주권이 만료되기 6개월 전에 신청한 경우에만 접수증(I-797)을 연장 증명서로 활용할 수 있다.
만약 영주권 만료기한을 넘긴 상태에서 갱신을 신청한 경우는 반드시 인포패스(info pass) 도장을 받아야 해외에서 입국시 문제가 되지 않는다.
이민법 조나단 박 변호사에 따르면 도장을 받으려면 ▶USCIS에 전화(800-375-5283)해서 ‘1275’를 누름 ▶상담원과 연결되면 도장을 받기 위해 오피서와 예약이 필요함을 요청해야 한다.
박 변호사는 “예약이 되면 4주 내로 전화가 불시에 오는데 반드시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만약 도장을 안 받고 출국하면 미국 입국시 공항에서 탑승이 안된다. 대사관을 방문해 ‘트랜스포테이션 레터(transportation letter)’를 받아야 탑승과 입국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 절차는 상당히 복잡하고 번거롭다는게 박 변호사의 설명이다.
장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