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은 부유·고학력 고정관념이 증오 부추겨”
아시아계 미국인이라고 하면 부유하고 고학력일 것이라는 고정관념이 있지만 출신 국가에 따라 소득과 학력은 천차만별인 것으로 드러났다고 15일 온라인 매체 악시오스가 보도했다.
악시오스에 따르면 퓨리서치센터의 최근 조사 결과 아시아계 미국인의 2019년 연간 중위 소득은 8만5800달러로 미국 전체 가구의 중위소득인 6만1800달러를 크게 웃돌았다.
또한 아시아계는 25세 이상 인구에서 대학 학사 이상의 학력 보유자가 54%인 것으로 파악됐다. 같은 나이대의 전체 미국인 중 이 비율이 33%인 것과 비교하면 큰 격차다.
하지만 출신 국가별로 세분화하면 편차가 컸다. 인도계의 중위소득은 11만9000달러로 미국 전체 평균의 2배에 달했던 반면 미얀마계의 중위소득은 4만4400 달러로 미국 전체 평균을 밑돌았다.
미국 내 한인 가구의 중위소득은 인도와 미얀마의 중간쯤인 7만2200달러였다.
교육 수준도 인도(75%), 스리랑카(60%), 중국, 파키스탄, 한국(이상 57%), 일본(52%)의 학사학위 이상 소지자 비율은 50%를 넘겼지만, 캄보디아, 베트남, 라오스 등 동남아시아인의 30%는 고교 졸업장조차 따지 못했다.
아시아계 미국인이라고 싸잡아 표현하지만 출신 국가에 따라 출발점이 다르다고 퓨리서치센터의 닐 루이스 인종·민족 연구 부책임자는 밝혔다.
예를 들어 첨단기업의 고소득 일자리를 보장받고 미국으로 온 인도인 이민자와 미얀마 군부의 탄압을 피해 미국으로 도망친 미얀마 망명인을 동일시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아시아계 미국인 인구는 2000년부터 2019년까지 2배로 늘어 현재는 2200만명에 달한다.
미국에서 가장 빠르게 늘어나는 인종 그룹인 아시아계는 2060년에는 그 규모가 4600만명에 달할 것으로 퓨리서치센터는 내다봤다.
덩치는 커졌지만, 미국 내에서 아시아계는 고학력에 부유하고 성공한 이민자의 전형으로 편중되게 그려지고 있다.
소수에 불과한 일부 사례를 일반화하다 보니 학교 현장에선 아시아계 학생이 조용히 있으면 실제로는 도움이 필요하다는 뜻일지라도 학습 내용을 이해한 줄 알고 넘어가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고 퓨리서치센터는 지적했다.
또한 아시아계는 주류 사회가 만든 ‘모범적 소수자’란 틀에 갇혀 증오 범죄의 희생양이 되는 등 이중의 피해를 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엘런 우 인디애나대 역사학 교수는 “아시아계 미국인은 인종차별과 적대감, 폭력으로 고통받고 있다는 것을 계속해서 주장해야 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