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속의 5배 이상…추적과 파괴 어려워
미 공군이 극초음속 무기 시험에 성공했다고 16일 밝혔다.
로이터 통신과 스푸트니크 통신 등에 따르면 미 공군은 이날 낸 성명에서 이달 14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남부 해안에서 전략폭격기 B-52H가 AGM-183A 공중발사 신속대응 무기(ARRW)를 성공적으로 발사했다고 발표했다.
미 공군은 “항공기에서 분리된 ARRW의 부스터 모터가 점화되고 예상됐던 시간 동안 작동하면서 음속의 5배가 넘는 극초음속을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극초음속 미사일은 음속의 5배 이상으로 비행하며 기동 회피가 가능해 추적과 파괴가 어려운 무기 체계로 평가된다.
미국이 실전에서 운용할 수 있는 최초의 극초음속 무기가 될 것으로 전망되는 ARRW는 전략폭격기인 B-52H에서 발사되며 부스터 모터가 일정 속도까지 가속하면 이후 활공체와 분리된 탄두가 극초음속으로 목표물을 향해 날아가는 방식이다. 이 과정에서 탄두의 속도가 음속의 20배까지 빨라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미국 방산업체 록히드마틴이 개발 중인 이 무기체계는 작년 세차례 연속 부스터 모터 시험에 실패하는 등 문제를 겪으면서 개발 일정이 지연되는 모습을 보여왔다.
ARRW 자체의 근본적 결함보다는 발사 플랫폼인 B-52H에서 ARRW를 제대로 작동하도록 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미국과 군사 경쟁을 벌이는 러시아와 중국은 이미 극초음속 미사일을 실전에 배치했다. 올해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각지의 군사목표를 공격하면서 극초음속 미사일 ‘킨잘’을 세계 최초로 실전에 사용했다고 밝혔다.
중국은 작년 7월 자국의 극초음속 무기가 지구를 한바퀴 돌아 목표물을 타격하는데 성공했다.
이에 미국에선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이 경쟁국보다 뒤처졌다는 우려가 커졌고, 정치권을 중심으로 개발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일각에선 미국이 극초음속 미사일 시험에 성공하고도 러시아와의 군사적 긴장 고조 등을 고려해 지금껏 제대로 공개하지 않았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CNN 방송은 지난달 미 국방부 관계자를 인용, ARRW과 별개로 개발 중인 극초음속 무기인 ‘극초음속 공기흡입 무기체계’(HAWC)의 시험을 올해 3월 성공했다고 보도했다.
해당 시험에는 록히드 마틴사 제품이 이용됐다. CNN은 노스롭그루먼사가 제작한 HAWC도 작년 9월 시험에 성공했다고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