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을 죽이는 방법’이라는 소설을 쓴 미국 여성 소설가가 실제로 남편을 죽였다는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19일 AFP, 뉴욕타임스 등은 소설가 낸시 크램턴 브로피(72)가 연루된 사건을 보도했다. 검찰은 소설에 나온 것과 같은 방식으로 살인이 이루어졌다고 보고 있다.
브로피는 2011년 ‘남편을 죽이는 방법 (How to Murder Your Husband)’을 온라인 신문에 연재했다. ‘잘못된 남편(The Wrong Husband)’, ‘마음의 지옥(Hell On The Heart)’, ‘잘못된 경찰관(The Wrong Cop)’ 등 소설 7편을 꾸준히 발표했다.
요리 강사 겸 요리사로 일하던 그의 남편 댄 브로피는 2018년 부엌에서 총격을 받고 살해됐다.
검찰에 따르면 브로피는 흔적을 남기지 않기 위해 총기 부품을 따로 사모으고 카메라와 증인이 없음을 확인한 뒤 총을 쏘고 남편이 숨진 뒤 며칠 만에 보험금을 신청했다.
그의 소설에는 거액의 보험금 지급, 기억상실증이라고 주장하는 무일푼의 용의자, 사라진 흉기, 범인을 현행범으로 잡는 감시카메라 등이 등장한다.
브로피는 눈물을 흘리며 무죄를 호소하고 있다. “25년간 함께 산 남편과 세계여행을 할 예정이었다”라고 주장하며 배심원을 향해 “첫눈에 반했고 사랑하지 않은 적이 없다”고 호소했다.
총기 부품 등을 구입한 것에 대해서는 비용은 부부 공동계좌에서 지불했으며, 브로피는 남편이 구매한 사실을 잘 알고 있었고 총 키트가 배달됐을 때 함께 상자를 개봉했다고 말했다.
검찰은 경제적 문제를 살해 동기로 보고 있다. 브로피는 형편이 어려워 남편의 퇴직연금계좌에서 대출을 받았는데도 매달 수백 달러의 생명 보험금을 냈다. 그는 남편이 사망할 당시 총 140만 달러를 받을 수 있는 10개의 사망보험료를 납부하고 있었다.
브로피의 변호사들은 브로피가 보험 판매원으로 일했기 때문에 보험에 가입했고, 브로피가 받는 보험금은 일부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남편이 살해된 지 나흘 뒤 브로피가 수사관들에게 자신이 용의자가 아니라는 편지를 써달라고 요청한 녹음 증거가 공개됐다.
녹음에서 브로피는 수사관에게 “보험회사가 내가 남편을 살해한 것으로 의심할 수 있다. 내가 용의자가 아니라는 편지를 써달라. (보험회사가)보험금을 주지 않으려 한다”고 말했다.
이해준 기자 lee.hayjun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