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대통령이 텍사스주의 한 초등학교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 참극과 관련 미국인들에게 총기 단체의 로비에 맞서 합리적인 총기법 개정안이 통과되도록 의회에 압력을 가해달라고 요청했다.
24일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대국민 담화를 통해 “국가로서 우리는 언제 신의 이름으로 총기 로비에 맞설 것인지 물어야 한다”며 총기 규제 강화와 합리적인 총기법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18세 청소년이 총기를 살 수 있다는 생각은 잘못된 것”이라며 “얼마나 많은 학생이 전쟁터처럼 학교에서 친구들이 죽는 것을 봐야 하느냐”고 탄식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상식적인 총기 법을 방해하거나 지연시키는 사람들을 잊지 않을 것”이라며 “지금은 행동할 때”라고 강조했다.
미국에서는 18세 이상이면 총기를 구매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총기법을 개정해 총기 구매 연령을 18세에서 21세로 올려야 한다는 여론이 많지만, 총기 관련 로비 단체에 번번이 막히고 있다.
이날 텍사스주 유밸디에서 총기를 난사한 범인도 18세 고등학생이었다. 범인은 이 지역 롭 초등학교에 난입해 총기를 마구 쐈고, 어린이 18명과 성인 3명이 사망했다. 라모스는 출동한 경찰에 의해 사살됐다.
지난 14일 뉴욕주 버펄로 동부 흑인 주거 지역의 한 슈퍼마켓에서 10명이 숨지고 3명이 다친 총기 난사 사건의 범인도 18세 백인 남성이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다른 나라에도 갈등이 있고, 정신 건강에 문제가 있거나 뭔가를 상실한 사람들이 있지만 이런 종류의 대규모 총격 사건은 전 세계 어디에서도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고 말하며 미국의 상황을 개탄했다.
이어 2013년 샌디 훅 초등학교에서 벌어진 총기 난사 사건 이후 학교 내에서 900건이 넘는 총격 사건이 보고됐다며 “왜 우리는 ‘대학살’과 함께 살려고 하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내가 대통령에 있으면서 다시는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길 바란다”며 “피해자의 부모는 다시는 자녀를 볼 수 없다”며 비통함을 드러냈다.
한편,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트위터를 통해 바이든 대통령이 전용기 에어포스원에서 이번 사건에 대한 보고를 받았다며 이번 총격의 희생자를 애도하는 조기 게양도 지시했다고 밝혔다.
백악관은 성명에서 “무분별한 폭력에 따른 희생자들을 기리는 의미”라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