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사스주의 한 초등학교에서 24일 총기 난사 사건으로 어린이 18명 등 최소 21명이 숨진 데 대해 총기규제 법안을 발의한 상원의원이 격한 감정을 표출하며 법안 처리를 호소했다.
AP와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크리스 머피(민주·코네티컷) 연방상원의원은 이날 의회 청사에서 동료 의원들을 향해 “우리는 뭘 하고 있는 건가. 왜 우리가 무기력하다고 생각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하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머피 의원은 신원조회를 통해 범죄자나 정신병력자 등의 부적격자가 총을 구매할 수 없도록 하는 총기규제 법안을 발의한 인물이다.
2017년 법안 발의 당시에는 공화당 상원의원도 가세해 초당적으로 법제화가 추진됐지만 총기소지 옹호론자였던 트럼프 전 대통령을 비롯해 공화당 측이 법안 반대로 입장을 바꾼 뒤로는 법안이 의회의 높은 문턱을 넘지 못했다.
머피 의원이 총기규제에 적극적인 건 2012년 코네티컷주 샌디 훅 초등학교에서 초등학생 20명과 교사 등 성인 6명이 사망한 총기난사 사건과 무관치 않다.
자신의 지역구에서 발생한 총기 참사의 재연을 막기 위해 의회 동료들에게 초당적 협력을 구했지만 뜻을 이루지 못한 채 결국 텍사스에서 ‘닮은 꼴’ 참사가 재발하자 울분을 숨기지 않으며 법안 처리를 호소한 것이다.
그는 “나는 동료들에게 법안 통과에 협조해 줄 것을 빌기 위해 이 자리에 있다”며 “참사가 재연될 가능성을 낮추는 법안을 통과시킬 방법을 우리는 함께 찾으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재 의회에 계류 중인 총기규제 법안은 2가지다. 총기 구매자에 대해 신원 조회를 강화하는 것과 온라인 공간이나 사적 거래로 총기를 구매하는 것을 막는 것을 골자로 한다.
이 법안은 지난해 미국 하원을 통과했지만 상원에서 처리되지 못하고 있다. 공화당의 필리버스터를 무력화하기 위해 공화당 상원의원 최소 10명의 찬성이 필요한데 이는 가능성이 매우 작다는 평가가 나온다.
머피 의원은 “공화당 동료들이 내 의견에 동의하지 않는 걸 이해하지만 우린 공통분모를 찾을 수 있다”며 “정부가 참사를 막기 위해 아무 일도 하지 않을 거란 메시지를 총격범들에게 보내는 것을 우리는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내 총기 사용 지지론자로 알려졌던 맨친 상원의원도 총기규제 법안 처리 필요성을 주장했다. 그는 CNN에 “총기규제 법안은 상식에 기반하고 있으며 이를 추진하는 데 무엇이든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이 법안을 통과시키기 위해 필리버스터 제도를 무력화하는 것에는 반대한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