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0일 오클라호마 털사 서던힐스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PGA 챔피언십 골프 토너먼트 2라운드에서 타이거 우즈의 티샷이 페어웨이를 벗어나 나무 아래로 갔다.
갤러리들이 몰려들었다. 거의 모든 사람이 셀폰 카메라를 들고 우즈의 샷 동영상을 찍었다. 한 사내는 그러지 않았다. 그는 맥주 캔을 들고 조용히 우즈의 샷을 지켜봤다.
이 사람이 트위터 등 SNS에서 화제가 됐다. 현장에 있는 사람들 대부분이 핸드폰을 치켜들고 동영상을 찍는데 그는 직접 눈으로 우즈의 샷을 봤다. 표정도 경건했다. 핸드폰 대신 그가 들고 있는 맥주 미켈롭 울트라도 함께 회자했다.
당시 PGA 챔피언십은 맥주를 18달러에 팔아 너무 비싸다는 비난도 많아서 더 화제가 됐다.
트위터에는
“저 사람에게 평생 맥주를 줘야한다”,
“18달러짜리 비싼 맥주니까 꽉 쥐고 있는 것이 맞다”,
“혹시 배터리가 다 되어서 핸드폰 동영상을 찍지 않았을 수도 있다”
“뒤쪽을 맥주캔 모양으로 만든 핸드폰이었다”
등 신박한 농담들도 등장했다.
맥주 가이와 우즈를 그린 그림도 나왔다.
우즈와 가이를 그린 그림. [캐디네트워크 트위터]
미켈롭 울트라도 발 빠르게 움직였다. 나흘 만에 미주리 주에 사는 마크 라데틱이라는 주인공을 찾았다. 라데틱과 계약을 체결하고 광고 캠페인을 만들었다.
광고 문구는 “어떤 전설은 지금 이 순간 경기하고, 어떤 전설은 그 순간을 산다. 당신이 즐겨야만 가치가 있다”는 내용이다. 타이거 우즈처럼 맥주맨도 한 전설로 표현한 것이다.
이 광고는 맥주맨을 부각하기 위해 골프 황제 우즈를 블러처리해서 더 화제가 됐다.
미켈롭 울트라는 또 그의 사진을 새긴 모자와 셔츠를 만들었다. 25달러인데 불티나게 팔린다고 한다. 또한 그의 모습이 들어간 맥주를 판매할 예정이다.
라데틱은 ”맥주 하나 들고 있다가 이렇게 될지는 꿈에도 상상 못 했다“고 미주리 지역 언론에 말했다.
라데틱에게는 평생 먹을 맥주와 다른 상품, 이후 열릴 PGA 챔피언십 티켓과 여행 경비 등이 제공될 예정이라고 알려졌다.
성호준 골프전문기자 sung.hoju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