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따른 총기 참사에도 불구하고 연방의회의 총기규제 법안 처리가 난항을 겪는 상황에서 주 정부 차원에서 규제를 강화하려는 움직임이 이어진다고 뉴욕타임스가 29일 보도했다.
물론 총기 규제에 적극적인 주들은 뉴저지나 캘리포니아 등 민주당 출신 주지사가 있는 곳이다.
보도에 따르면 최근 필 머피 뉴저지 주지사는 장총을 구입할 수 있는 연령을 21세로 올리는 내용을 골자로 한 총기 안전 대책을 앞당기라고 의회에 촉구했다.
최근 버펄로 총기 참사가 있었던 뉴욕에서는 캐시 호철 주지사가 21세 미만에겐 돌격소총인 AR-15 계열 총기 구입을 금지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캘리포니아에서는 의회 지도부와 개빈 뉴섬 주지사가 강화된 총기 규제안을 신속히 처리하기로 했다.
특히 뉴섬 주지사는 금지된 총기 거래자에 대한 소송을 장려하는 법안을 제안했다.
여기에 총기 제조사와 딜러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할 수 있게 한 뉴욕주의 법안도 최근 연방법원으로부터 효력을 인정받았다.
이는 총기업체들이 오랜 기간 누려온 광범위한 면책권을 겨냥한 것으로, 필 머피 뉴저지 주지사가 비슷한 법안을 요구한 것을 비롯해 다른 주들도 관심을 보인다고 NYT는 전했다.
이 같은 민주당 주 정부들의 움직임은 총기 폭력뿐만 아니라 미국 내 사회문제에 대해 의회 내 합의에 대한 희망이 사라지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NYT는 분석했다.
2019년 이후 총기 구입 시 범죄경력 조회를 강화하려는 연방 법안이 두 차례 하원을 통과했으나 상원에서 공화당의 반대에 막혀 좌절됐다.
지난 수십 년간 미국 내 여론조사에서는 총기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았으나, 시간이 흐르면서 결국 당파적 평균치로 돌아가는 경향을 보였다고 NYT는 지적했다.
또한 총기 소지권을 규정한 수정헌법 2조가 공화당 정체성의 일부분이 될 정도로 미국 내 총기 소지 옹호론의 뿌리도 깊고, 규제론자들과 옹호론자 간 갈등의 골도 크게 벌어졌다.
공화당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임명한 다수의 보수 성향 연방 판사들이 있는 대법원이 총기 규제법을 막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에 총기 참사가 발생한 텍사스의 그레그 에벗(공화당) 주지사는 교내 총기 사건에 대해 총기 관련 법이 아니라 정신건강 문제가 있는 총기난사범에 책임이 있다고 주장한다.
캘리포니아와 뉴욕 등지에서 총기를 규제한들 규제가 느슨한 다른 주에서 총기가 유입되는 것까지 막을 수 없다는 문제도 여전하다.
그러나 이번 텍사스 초등학교 총기 난사 사건을 계기로 변화를 가져와야 한다는 여론도 높다.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캘리포니아가 이번 국가적 대화를 주도하고 있다”며 “캘리포니아가 움직일 때 다른 주들도 같은 방향으로 움직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