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역사상 처음으로 여성 장교가 미 군사 조직을 통솔하는 최고 사령관 자리에 올랐다.
AP통신과 미국 CBS방송 등은 1일 린다 페이건 제독이 미 해안경비대(USCG) 제27대 사령관으로 임명됐다고 보도했다.
해안경비대는 미 육해공군, 우주군, 해병대 등과 함께 미군을 구성하는 조직이다. 평시에는 국토안보부 소속이고 전시에는 해군의 지휘를 받는다.
1915년 창설된 해안경비대에 여성이 최고 사령관으로 취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페이건 신임 사령관은 1981년 해안경비대 사관학교에 입학한 이후 41년간 해안경비대 소속으로 전 세계를 누볐다.
당시 사관학교는 여성 생도를 받기 시작한 지 6년이 지났지만 여자 화장실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상태였다고 한다.
1985년 사관학교 졸업 후에는 첫 임무로 쇄빙선 ‘폴라스타’함에 배치됐는데, 2년 동안의 임무 중에 유일한 여성 승조원이었다.
바이든 대통령에게 경례하는 린다 페이건 해안경비대 사령관 사진 / 로이터
페이건 사령관은 지난해 해안경비대 역사상 처음으로 여성으로서 ‘4성 장군’으로 승진한 데 이어 최고 사령관 자리에까지 올라 미군 내 ‘유리천장’을 깬 상징으로 자리잡았다.
그는 취임식에서 “(후임인) 28대 사령관은 다른 여성이 올라오기를, 혹은 제대로 조명받지 못한 소수자 남성이 맡게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취임식에 참석한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젠 때가 됐다”며 “로이드 오스틴 국방부 장관이 (페이건 사령관의) 이름을 보내왔길래 ‘아니 대체 왜 이렇게 오래 걸렸소?’라고 물었다”고 말했다.
또 페이건 사령관을 향해 “선구자적인 경력”이라며 “입대하는 젊은이들에게 우리의 말이 헛되지 않다는 것을, 그 어떤 문도 여성에게 닫혀 있지 않다는 것을 보여 줬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페이건 대장이 최초이긴 하지만, 유일한 사례는 되지 않도록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취임식에는 알레한드로 마요르카스 국토안보부 장관, 해안경비대 장교, 육해공군의 다른 장교 등이 참석했다.
2008년 앤 던우디 대장이 미군 최초의 여성 4성 장군으로 승진한 이후 미군에서는 여성 4성장군이 꾸준히 배출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