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자상태로 영주권 수속중 연령 초과
매년 1만명 21세 넘어 합법신분 잃어
구제법안 발의 불구 진전없어 발동동
미국 체류 중 만 21세에 도달, 부모의 이민 케이스에서 분리돼 강제출국 위기까지 몰릴 수 있는 이민자 자녀가 2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7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장기 비이민비자 소지자(H-1B·L-1·E-1 등)의 자녀로 21세가 돼 합법적 신분을 잃게된 사람이 약 20만명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또, 카토연구소(Cato Institute)에 따르면 2018년 이후 매년 약 1만명이 21세가 돼 부모의 이민 케이스에서 분리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데이비드 비어 카토연구소 연구원은 이에 대해 “망가진 이민 시스템 때문에 벌어진 일종의 사고”라고 해석했다.
이들은 합법적으로 미국에 왔지만 21세가 돼 가족과 분리돼 본국으로 돌아가거나 서류미비자가 되는 등의 불가피한 선택에 직면하게 된다.
이같은 사태는 영주권 대기기간이 너무 긴 데서 빚어지는 경우가 많다. 비이민비자 체류 중 취업영주권을 신청했지만 대기기간 중 미성년 자녀가 21세를 넘게 되는 것이다.
취업영주권 대기기간이 10년 가까이 되는 인도, 5년이 넘는 중국 출신자들에게 많지만 이유없는 장기 계류의 사례를 배제할 수 없어 국적에 무관하다.
당사자들은 합법적 노동허가 등으로 보호받는 불법체류 청년 추방유예(DACA) 프로그램 수혜자와 비교하더라도 보호가 전무하다고 주장한다.
또, 이들을 ‘드리머’와 대비해 ‘합법적 드리머(Documented Dreamer)’라고 칭하고 법으로 보호하자는 움직임이 있지만 진전은 없다.
작년에 민주당 딕 더빈(일리노이) 연방상원의원, 공화당 랜드 폴(켄터키) 연방상원의원 등이 주축이 돼 관련 법안을 발의했다. 법안은 장기 비이민비자 소지자의 자녀가 21세가 되더라도 미국에 일정기간 이상 체류했고 대학 재학 등 일정조건을 충족하는 경우 보호받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하지만, 법안에 대한 논의조차 제대로 되고 있지 못한 상황인데 이는 여러 이민 이슈들이 복잡하게 얽혀있는 현실과 무관하지 않다.
민주당 내에서도 많은 서류미비자를 대사면하는 이민 개혁이 우선이라는 입장, 합법 이민의 속도와 범위를 확대하자는 입장, DACA 대상자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비이민비자 소지자 자녀 문제를 논의하는 것을 주저하는 입장 등이 혼재돼 있다. 공화당에서는 남부 국경 문제에 대한 논의를 우선시한다.
장은주 기자 chang.eunju@koreadailyn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