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기지 금리 일주일 간 0.73%p 급등
국채 금리 상승이 배경
연방준비제도(Fed)가 치솟는 물가를 잡기 위해 공격적인 기준금리 인상으로 대응하면서 모기지 금리가 6%대로 치솟았다. 미 국채 금리도 최근 며칠 사이 크게 올랐다.
15일 전문 매체 ‘모기지 데일리 뉴스’에 따르면 30년 만기 모기지 금리가 14일 기준 6.28%로 0.1%포인트 올랐다. 일주일 전 5.55%와 비교하면 0.73%포인트 급등했다.
온라인 모기지 업체 ‘로켓 모기지’는 자사 웹사이트를 통해 새집 구매 시 평균 이자율로 6.25%를 제시했다. 또 투자 전문 웹사이트 ‘인베스토피디아’는 200개 이상의 모기지 렌더를 대상으로 크레딧 점수 700~760점에 적용하는 최저 이자율을 알아본 결과 6.23%로 나타났다고 알렸다.
모기지 데일리 뉴스는 “이자율 최대의 적은 인플레이션으로 지난 10일 발표된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쇼크 이후 모기지 이자율도 오름폭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같은 모기지 금리 상승에 대해 경제매체 CNBC는 연준의 갑작스러운 자산매입 축소(테이퍼링) 방침 발표로 세계 금융시장이 요동했던 2013년 ‘긴축 발작'(Taper Tantrum) 이후 최악의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모기지 금리 급등엔 미 국채 금리의 상승세가 그 배경으로 자리 잡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이날 3.482%까지 올라 2011년 4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10년물 금리는 최근 5거래일에 0.513%포인트나 올라 세계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10월 이후 최대 상승률을 보였다.
채권 금리와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국채 금리가 올랐다는 것은 그만큼 국채 가격이 내렸음을 의미한다.
연준의 금리 정책에 민감한 미 국채 2년물 금리도 이날 3.435%로, 2017년 1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날 장중 한때 2년물 금리가 10년물 금리를 웃도는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이 발생하기도 했다. 통상적으로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은 경기후퇴의 전조로 여겨진다.
미 국채 금리 상승세가 마침내 정점에 다다랐을 것이란 희망이 지난 10일 미국의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로 깨지면서 국채 금리가 계속 오르고 있다고 WSJ은 설명했다.
미국의 물가 상승률이 3월 8.5%에서 4월 8.3%로 둔화했다가 이번에 8.6%로 재차 올라 인플레이션이 누그러질 것이란 기대가 무너졌다.
게다가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 조사에서 향후 5∼10년 기대 인플레이션율이 3.3%로, 2008년 이후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나 물가 불안 우려가 한층 커졌다.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는 기대 인플레이션이 실제 물가 상승세를 억제할 것이란 논리가 깨진 탓이다. 김지민 기자
5월 소매판매 0.3%↓… 소비, 5개월만에 첫 감소
미국인들이 40년 만의 최악 인플레이션 속에 작년 말 이후 처음으로 소비를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방 상무부는 5월 소매 판매가 전월보다 0.3% 감소했다고 15일 밝혔다.
이는 지난해 12월 이후 5개월 만에 첫 감소라고 미 언론들은 전했다. 블룸버그통신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는 0.1% 증가였다.
자동차, 휘발유, 식료품 등을 제외한 근원 소매 판매는 전월과 비교해 변동이 없었다.
이러한 결과는 심각한 인플레이션 속에 미국의 상품 수요가 둔화하기 시작했음을 보여준다고 블룸버그통신 등은 분석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보다 8.6% 급등해 1981년 12월 이후 최대폭 증가했다.
동시에 코로나19 사태로 억눌렸던 미국인들의 소비 패턴이 상품 구매에서 여행, 엔터테인먼트 등 서비스 구매로 옮겨가고 있음을 시사한다.
특히 지난달 미국의 자동차 판매는 3.5% 급감해 전체 소매 판매를 끌어내리는 가장 큰 원인이 됐다.
반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인한 글로벌 공급망 차질로 휘발유 판매는 4%, 식료품 판매는 1.2% 각각 증가했다.
소비는 미 실물경제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핵심 ‘버팀목’이자 종합적인 경제 건전성을 평가하는 척도로 받아들여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