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미국 중부를 강타한 토네이도로 테네시주 북부 마틴한인회관이 반파됐다. 현지 한인들의 사랑방 역할을 했던 이곳은 토네이도로 건물 상부가 흔적도 없이 사라졌고 남은 지상층도 지붕이 부서져 사용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미 동남부 한인회 연합회에서 마틴 한인회 및 테네시 지역사회를 돕기 위해 나서는 훈훈한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그러나 토네이도나 산불, 한파, 지진 등 자연재해는 본래 정부에서 나서서 돕고 주민을 지켜야 하는 법이다. 테네시주 마틴 한인회의 경우에도 연방정부나 주 차원에서 재난지역으로 선포됐는지, 그리고 지원을 받거나 면세혜택을 받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골머리를 앓곤 했다. 자연재해를 당해 경황이 없는 이재민들이 지원금을 받으려고 인터넷에 접속하거나 복잡한 서류를 준비한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인 것이다.
지난해 여름 허리케인 아이다(Hurricane Ida)로 100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루이지애나주의 상황도 다르지 않았다. 이 지역 비영리단체인 평등과 정의를 위한 연합(Power Coalition for Equity and Justice)의 애쉴리 쉘턴(Ashley Shelton) CEO는 “FEMA(연방재난관리청)은 태풍 상륙 후 2주 동안 나타나지 않았다. 필사적인 상황에 처한 주민들은 낚시나 사냥으로 식량을 확보해야 했다”고 곤혹스런 상황을 밝히기도 했다.
정부가 할 일은 재난구호에 그치지 앟는다. 이재민들이 신속하게 보험사에서 피해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를 보완하는 것도 정부가 할 일이라고 쉘턴CEO는 밝혔다. 자연재해로 집이 무너졌는데 이재민들에게 보험서류를 찾아내라고 요구하거나, 컴퓨터로 피해 신청서를 작성해 제출하라는 식의 관료주의적 태도는 피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민자들을 위한 외국어 정보 제공도 전실히 필요하다. 오리건주 비영리단체 PCUN의 데이지 베돌라 소텔로(Daysi Bedolla Sotelo)는 재해 발생시 비상안내 문자메시지가 영어로만 발송되고 있어, 스페인어 및 외국어를 사용하는 주민들은 정보를 접하기 힘들었다고 지적했다.
이재민들의 빠른 복귀를 위해서는 재정지원 뿐만 아니라 정신적 지원도 필요하다. 2021년 기록적 한파와 정전 사태를 겪은 텍사스주 휴스턴의 주민들은 아직도 PTSD를 겪고 있다고 이 지역 비영리단체 HOME Coalition의 크리쉘 펠레이(Chrishelle Palay) 국장은 소개했다. 저소득층 거주지역 주민들은 한파가 지나간지 반년 후에도 수도관이 파열되고 물이 새는 지붕과 주택을 견뎌내면서 정신적으로도 고통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자연재해로 인한 이재민을 줄이려면 먼저 상습 피해지역인 저소득층 지역의 주택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예를 들어 플로리다주는 매년 토네이도 사태를 겪고 있지만, 열악한 주택에 거주하는 저소득층 주민들은 머물수도 없고 타주로 피난갈 수도 없다고 비영리단체 플로리다 라이징(Florida Rising)의 맥켄지 마셀린(MacKenzie Marcelin) 국장은 지적한다. 이 단체는 모든 거주지역의 정의 캠페인(Justice on Every Block campaign)을 통해 랜드로드가 주택을 좀더 철저히 관리해서 저소득층 테넌트도 자연재해 피해를 덜 겪을수 있도록 하고 있다.
6월은 본격적인 토네이도 또는 화재 발생철이다. 애틀랜타의 경우 자연재해가 적은 편이지만, 완전히 자유로운 편은 아니다. 루이지애나나 플로리다에서 토네이도가 들이닥치면 이재민 또는 피난민들이 애틀랜타로 몰려들면서 애틀랜타도 영향을 받게 마련이다. 자연재해 및 정부 대책 문제에 애틀랜타 한인들이 관심을 가져야 할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