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남부 발레주(州) 사이옹시의 한 호텔 방.
더블베드와 협탁, 스탠드가 갖춰져 있고 고급호텔에만 있다는 맞춤형 개인 고객 서비스인 ‘버틀러 서비스’도 제공된다. 조식을 포함해 일일 숙박비는 337달러다.
준수한 호텔처럼 들리지만 결정적인 문제가 있다. 이 호텔은 벽도, 천장도 없다는 점이다. 사생활 보호는 언감생심이다. 심지어 침대 바로 옆은 주유소로, 앞 대로에는 차가 쌩쌩 달린다.
문제의 ‘호텔’은 스위스 출신 쌍둥이 설치미술가 리클랭 형제의 작품으로 제목은 ‘0성 호텔’이다.
쌍둥이 형 프랑크 리클랭은 23일) 로이터통신에 이 작품에 대해 “잠을 자는 게 목적이 아니다. 세계의 상황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며 “여기에 투숙한다는 것은 사회의 변화를 촉구하는 성명을 내는 것과 같다”고 주장했다.
동생 패트릭은 “한마디로 지금은 잠을 잘 때가 아니다. 행동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시끄러운 도로변 침대에서 오지 않는 잠을 청하며 기후변화나 전쟁, 인류가 지구에 끼친 해악 등을 고민해보라는 것이 작가들의 의도라고 로이터통신은 설명했다.
‘0성 호텔’은 다음 달 1일부터 9월18일까지 실제로 운영된다고 한다. 주요소 옆 공터 외에도 포도밭, 언덕 등 전원 풍경이 빼어난 곳에도 같은 작품이 설치됐다고 통신은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