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WHO)가 23일 원숭이두창을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로 선포할지 검토하는 긴급회의를 열었다.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회의 결과는 이르면 24일(제네바 시간 기준) 나올 예정이다.
WHO는 이번 긴급회의에서 자문위원 등 전문가들의 관련 의견을 듣고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이 비상사태 선포 여부를 최종 결정한다고 밝혔다.
비상사태는 WHO가 세계적으로 유행하는 질병과 관련해 발령하는 최고 수준의 경보 단계다. 코로나19의 경우 2020년 1월 말 비상사태가 발령돼 현재까지 유지 중이다.
거브러여수스 총장은 지금까지 나이지리아를 포함한 48개국에서 3200명이 넘는 확진자와 1명의 사망자가 보고됐다고 밝혔다.
최근 나이지리아에서 1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바 있다. 그는 이어 회원국들에 WHO와의 투명한 정보 공유를 촉구하면서 사례 발견, 접촉 추적, 관련 분석과 감염 예방 조치 실행을 요구했다.
비상사태 선포는 심각하거나 갑작스럽거나 예상치 못한 경우, 국제적인 확산 가능성이 있는 경우, 국제적인 대응이 필요한 경우 등의 세 가지 기준에 따라 결정된다.
선포 이후엔 WHO는 원숭이두창 예방 지침을 만들어 각국에 권고하게 된다. 강제 규정은 없어 선언적 의미가 크다.
현미경으로 본 원숭이두창 바이러스.
포브스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원숭이두창이 비상사태 선포 기준에 매우 부합하지만, 선포 여부는 불확실하다고 보고 있다.
런던 정치경제대의 클레어 웬햄 글로벌 보건정책 교수는 “그 결정에 주관적 요소가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앞서 코로나19의 경우 WHO는 2020년 1월 22일과 23일에 긴급회의를 열었지만 비상사태를 선포하지 않았고, 며칠 후인 1월 30일 세 번째 회의에서 비상사태 선포를 결정했다.
더욱이 각국이 코로나19에 대해 실질적인 조치를 취하기 시작한 건 거브러여수스 총장이 코로나19를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선언한 이후였다고 AFP통신은 지적했다.
웬햄 교수는 “원숭이두창 비상사태 선언이 코로나19 이후 WHO의 권위에 대한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임선영 기자 youngca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