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라배마 ‘흑인 유권자 한데 몰아넣기’ 지역구 재획정 심리 앞둬
낙태권 폐지 결정에 이어 보수 성향으로 확연히 기운 연방 대법원이 투표권을 한층 축소하는 판결을 내릴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27일 연방대법원이 올 가을 앨라배마의 지역구 재획정 문제와 관련한 심리를 앞두고 인종을 비롯해 소수자 차별에 근거한 투표 관행 및 절차를 금지한 투표권의 핵심 조항을 후퇴시킬 우려가 있다고 보도했다.
대법원은 앞서 2013년 인종 차별 투표 관행이 있는 주의 경우 선거법 개정에 앞서 연방 법원이나 법무부에 사전 승인을 받도록 한 규정에 위헌 판정을 내린 바 있다.
이에 따라 50년만에 처음으로 올해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앨라배마와 조지아, 루이지애나 등 3개 주가 이 같은 사전 승인 없이 선거법 개정을 진행했고, 그 결과 명백히 흑인 유권자들에게 불리한 선거구 재획정이 이뤄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앨라배마의 경우 전체 인구에서 흑인 비중이 4분의1에 달하지만, 흑인 유권자를 대부분 한 지역구에 몰아넣는 방식으로 선거구를 재획정했다는 비판에 직면한 상황이다.
연방 법원은 지난 봄 앨라배마의 선거구 획정안을 반려했지만, 대법원은 촉박한 시간을 이유로 5대4로 연방 법원 판결을 뒤집었고 대신 올 가을 관련한 심리를 진행하기로 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시절 보수 절대 우위(6대3)로 재편된 대법원 구조 상 선거권에 영구적이고 심각한 제한이 가해질 수도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앨라배마주가 ‘인종 중립’에 근거해 선거구 획정을 진행했다고 주장하는 상황에서, 대법원이 이 같은 ‘인종 중립’을 인정할 경우 인종 차별 규정에 있어 한층 엄격한 정의와 잣대가 적용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선거법 전문가인 릭 하센은 “인종 인지적인 법에 인종 중립 원칙을 적용했다는 앨라배마주의 주장을 대법원이 받아들일 경우, 이는 투표법에서 소수자의 권리를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축소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