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두달간은 미국내 총격사건이 줄을 이었다. 지난 5월에는 뉴욕주 버펄로와 텍사스주 유밸디 초등학교 총기 난사 사건 등 참사가 잇따랐다. 지난달 캘리포니아주에서는 중국계 교회 총격으로 1명이 사망하고 5명이 부상한지 한달도 지나지 않아, 지난 16일에는 앨라배마주의 한 성공회 교회에서 총격 사건이 발생해 3명이 사망했다.
이들 총격 사건의 공통점은 학교나 교회, 쇼핑몰 등 가족과 청소년들이 자주 방문하는 곳이라는 점이다. 학부모로서 최근 상황에 대해 걱정되고 우려되며, 자연히 자녀의 안전에 대해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우리 학부모는 한가지 중요한 사람을 잊고 있다. 바로 학교와 교회에 다니는 우리 청소년들이다.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잭슨 보건병원(Jackson Health System Miami)의 정신과 간호사 에디 몰린(Eddy Molin)은 최근 2개월간 신경증 및 난폭한 행동으로 입원하는 청소년들이 늘고 있다고 지적한다. 코로나19로 인해 학교에 가지 못하면서 고립감을 겪고 있는 청소년들이, 최근 학교 대상 총격사건 때문에 불안해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학부모들은 자녀들의 심정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몰린 간호사는 “학부모들이 자녀의 성공을 위해 엄격하게 교육하는 사례가 많지만, 정작 자녀들의 정신건강 문제에 대해서는 깨닫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그는 “신경증을 겪는 청소년들은 개인 세면을 거부하거나, 침대에서 나오지 않거나, 일상생활 참여를 거부하는 사례가 많다”며 “자녀가 좋아하는 비디오게임조차 하지 않는 거부반응을 보인다면, 자녀와 한번 이야기해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정신질환은 약으로 해결할수 있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부모의 사랑”이라며 “부모가 자녀를 사랑하고 지원하고 있으며 자녀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있다는 인상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Show love. Love is the ke)고 말했다.
플로리다의 한인 교사 조슈아 호(Joshua Ho) 씨의 사례가 그 좋은 예이다. 마이애미-데이드 카운티 이사아계미국인 자문그룹(Miami-Dade County Asian American Advisory Board)을 겸하고 있는 그는 마이애미 지역 고등학교에서 교감으로 일하면서 이민자 학생 상담을 해왔다. 그러나 남의 집 자녀 상담은 해주면서, 정작 자신의 장남이 신경증을 겪고 있다는 사실을 몰랐다고 그는 고백한다.
그는 “장남이 복통, 두통을 겪으면서 기운이 없고 잠만 계속 잤다”며 “자녀에 대한 기대가 높은 아시아계 학부모로서 아들에 대해 화가 났다”고 말했다. 그는 장남을 교회 목사님과 한의사에게 보여줬지만 효과가 없었고, 마침내 장남은 정신과에서 정신질환 진단을 받았다. 현재 20살이 된 그의 장남은 현재 정신질환에서 조금씩 회복중이다.
그는 “좋은 부모가 되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은 없다”며 “자녀에게 소리를 질러봤자 소용없다. 대화를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신질환방지를 위한 전국연합(National Alliance for Mental Illness, NAMI) 마이애미 데이드 지구의 수잔 래처(Susan Racher) 위원장은 “정신건강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지만, 이에 대한 인식은 아직도 희박하다”며 “특히 최근 20년간 백인과 아시안 학생들의 자살율은 흑인에 비해 높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애틀랜타 한인타운에도 청소년 정신건강 상담소 및 상담 세미나 기회가 많아지고 있다. 언어문제 때문에 정신상담을 받지 못한 한인 및 청소년에게 좋은 기회다. 마음이 건강해야 몸이 건강하듯이, 자녀의 정신건강에 신경써야 올바르게 자라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