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자 신원 파악중…멕시코 과테말라 온두라스 등 출신 확인
미국으로 밀입국하려는 중남미 이민자들을 실은 ‘찜통 지옥’ 트레일러 참사의 희생자가 50명으로 늘었다.
뉴욕타임스(NYT)와 CNN 방송은 28일 연방 당국 관리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전날 텍사스주 샌안토니오 남서부 외곽에서 발견된 대형 트레일러에서는 불법 이민자로 추정되는 시신 46구가 무더기로 발견됐다.
또 어린이 4명을 포함한 16명이 인근 병원으로 긴급 이송됐으나 이들 중 5명이 숨졌다. 희생자에는 10대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병원에 따르면 고열과 탈수 증상을 보인 일부 환자들은 위독한 상태여서 희생자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텍사스주와 국경을 접한 멕시코 정부도 이번 참사의 희생자가 50명으로 늘었다고 발표했다.
마르셀로 에브라르드 외교장관은 트위터를 통해 현재까지 확인된 국적별 사망자 현황은 멕시코 22명, 과테말라 7명, 온두라스 2명이라고 밝혔다.
미국 당국은 희생자들의 신원을 확인하고 있다.
또 트레일러에서 뛰어내렸거나 숨진 채 떨어졌을 가능성이 있는 다른 탑승자를 찾기 위해 사고 현장 주변에서 수색 작업도 진행 중이다.
당국은 단속을 피해 밀입국자를 싣고 가던 트레일러가 무더위에 ‘찜통 지옥’이 됐고, 온열 질환과 질식 현상 등으로 사망자가 속출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트레일러에는 에어컨 장치가 없었고 식수도 발견되지 않았다.
기상청에 따르면 전날 샌안토니오 지역 최고 기온은 섭씨 32.2∼37.7도에 달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유사한 과거 사고 사례로 유추해 볼 때 트레일러 내부 온도는 78도를 넘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미국 국토안보부(DHS)는 현장에 수사관을 파견해 증거를 수집하는 등 사고 경위 조사에 착수했다.
텍사스 현지 경찰은 이번 사고와 관련해 3명을 체포했으나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은 이주자들 사망 사건 조사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엄청나게 불행한 사고”라며 멕시코 등 중남미 출신 희생자들 가족에게 애도의 뜻을 전했다.
그러면서 다음 달 워싱턴 DC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할 때 이민 문제가 핵심 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