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 대법원 낙태권 폐지 판결 즉시
전국서 가장 엄격한 낙태금지 시행
시술 의사에 종신형까지 처벌 가능
판결 당일 병원 대기실은 눈물바다
연방 대법원이 지난 24일 낙태권을 인정한 ‘로 대 웨이드’ 판결을 뒤집은 뒤 앨라배마주에서는 곧바로 모든 낙태 시술이 전면 금지됐다.
스티브 마샬 주 법무장관은 대법원의 낙태권 폐지 판결 직후 “연방 헌법이나 앨라배마주 헌법상 낙태권을 더이상 보호하지 않기 때문에 낙태를 금지하는 앨라배마주 법이 효력을 발휘한다”고 공포했다. 마샬 법무장관은 또 낙태권과 관련, 법원에 계류된 사건들에 대해서도 즉시 낙태권 무효화 절차를 시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케이 아이비 주지사가 지난 2019년 서명한 앨라배마 낙태금지법(인간 생명 보호법)은 단 하나의 예외 조항으로 임산부가 건강상의 심각한 위협을 받을 때를 제외하고는 모든 단계에서, 모든 형태의 낙태를 금지한다. 낙태를 받은 여성은 처벌을 받지 않지만 낙태를 시술한 병원이나 의사에 대해서는 A급 중범죄(felony) 혐의가 적용해 최장 99년 종신형에 처할 수 있다.
이같은 엄격한 낙태금지법을 시행하기 위해서는 다소 완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그레그 앨브리튼 주 상원의원(공화)은 폭스10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법 시행상 불거질 수 있는 실질적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이런 저런 예외사항들을 둔 수정안이 상정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낙태금지법 효력이 발생하자 지난 23일을 끝으로 앨라배마주에서는 낙태 시술이 역사속으로 사라졌다.
터스칼루사에 있는 웨스트 앨라배마 여성센터는 연방 대법원의 낙태권 폐지 판결이 내려진 뒤 6월 마지막 한 주간 잡혀있던 100여건의 시술 예약을 모두 취소했다. 병원 측에 따르면 지난 27일 연락을 받았거나 미처 취소 연락을 받지 못한 3명의 여성이 시술이 가능한 지 병원을 찾았으나 발길을 돌려야 했다. 연방 대법원의 판결이 내려진 지난 24일 당일에만 21명의 임산부가 시술 일정을 잡으려 병원을 찾았다고 병원측은 전했다.
병원을 찾은 임산부 대부분은 타주 주민들이었다. 멀리 텍사스주에서 온 임산부도 있었다. 애틀랜타까지 가기에는 너무 멀어 이 병원을 찾았다고 한다.
AP 통신은 앨라배마의 한 병원에서 대법원 판결이 나온 당일 병원을 찾아온 환자들에게 임신중절 수술을 할 수 없게 됐다고 알리자 대기실이 눈물바다가 됐다고 전했다.
김지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