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 치료 필요한 환자도 두려움에 병원 방문 줄여…공중보건 위기 초래 위험
아시안을 대상으로 한 증오범죄가 늘면서 불안한 시니어들이 병원을 잘 찾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밖을 나서거나 공공장소에 가는 것이 안전하지 않다고 느끼면서 병원을 찾는 것에도 소홀해진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문제가 과소평가되고 있다며 앞으로 몇 년 안에 아시안 시니어들의 건강 상태와 관련 예상치 못한 결과가 초래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온라인 매체 복스(Vox)는 국립보건의료관리연구소(NIHCM)의 지원을 받아 연재하고 있는 ‘후유증(Aftermath)’ 시리즈 중 하나로 이와 관련된 내용을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샌프란시스코에 거주한 60대 중국계 여성 제니 H는 지난 30년 동안 자원봉사하러 밖에 나가며, 가는 동안 버스에서 만난 사람들과 얘기 나누는 것을 즐겼다.
하지만 그녀는 이제 더이상 자원봉사를 가지 않는다고 전했다.
지난 2020년 메트로 역 근처에서 제니는 자신을 세게 밀치는 괴한의 공격에 의식을 잃고 기절했고, 뼈가 부러지는 부상을 입었다.
그뿐만 아니라몇 년 전 버스에서 누가 얼굴을 가격하면서 눈에 영구적인 부상을 입었고 3개월마다 검진을 받아야 하는 상태가 됐다. 하지만 그녀는 만성 통증과 눈 부상에도 가족이나 지인이 동행하지 않으면 혼자 병원에 가지 않는다.
제니는 “그것(증오범죄)은 내가 사는 방식을 바꿔버렸다. 더이상 밖에 나가기 싫다”며 “끊임없는 두려움 속에 살고 있다”고 토로했다.
매체는 증오범죄가 아시안들의 기본적인 삶의 패턴에 영향을 준 것은 주목하지만 건강 관리가 미흡해진 사실에 대해서는 거의 논의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팬데믹이 만든 희생양인 아시아계 주민들 사이에서 공중보건위기가 초래될 수도 있다고 엄하게 경고한다.
아시안 건강연구센터 연구책임자인 제인 지 UC샌프란시스코 의과대학 부교수는 “한동안 혈당 조절을 잘 하던 당뇨병 환자가 갑자기 조절이 안 돼서 보니 자녀들이 부모의 안전에 대해 불안함을 토로했거나 평소 가던 공원에서 욕을 들은 후 운동가는 발길을 끊은 것이었다”며 심각한 상황을 전하면서 “쓸데없는 걱정이 아니라 살아있는 현실이다”고 지적했다.
뉴욕에서 진료하는 내과 의사 앤서니 탐은 “정기적인 치료가 필요한 아시안 환자들의 방문이 확실히 감소했다”며 “환자들이 외출하기를 너무 두려워한다”고 우려했다.
매체는 지난 2개월 동안 100명 이상의 아시안 의료 서비스 기관과 옹호단체, 연구팀을 대상으로 문의한 결과, 다수가 실제로 아시안 환자의 병원 방문이 줄었다고 응답했다고 전했다.
또한 이들은 공통적으로 환자들이 자신이 우려하고 있는 상황에 대해 말하는 것을 주저한다고 입을 모았다.
매체는 “전문가들과 의료 관계자들은 이러한 의료적 지연이 만성질환에서 진단되지 않은 질병에 이르기까지, 앞으로 몇 년 안에 예상치 못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고 전했다.
이어 “물론 모든 아시안이 증오범죄의 두려움으로 의료서비스를 미루는 것은 아니다”라며 “하지만 이 문제는 분명히 과소평가되고 있다는 사실과 주로 증오범죄에 두려움을 호소하는 대상은 노인과 여성으로, 특히 정기적인 건강 관리가 필요한 대상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장수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