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대법원의 낙태권 파기 판결 이후 보수성향의 대법관 클래런스 토머스(73)의 탄핵을 요구하는 청원의 서명자가 80만명을 넘어섰다.
인터넷 청원 사이트 ‘무브온'(moveon.org)에 올라온 토머스 대법관 탄핵 요구 청원의 서명자는 2일 오전 기준 약 83만3천명으로 집계됐다.
토머스 대법관은 현역 대법관 중 최선임으로, 1991년 조지 W. 부시 당시 대통령의 지명으로 취임했다. 그는 미국 사회에서 논쟁을 불러일으킨 사안에 보수적 판결을 내리며 가장 보수적인 법관으로 꼽혀왔다.
취임 이듬해인 1992년 낙태를 합법화한 ‘로 대 웨이드’ 판결을 재확인하는 판결에서 반대 의견을 개진해 보수의 아이콘으로 떠올랐다.
지난달 24일 로 대 웨이드 판결을 폐기하면서는 보충 의견에서 피임, 동성애, 동성혼을 보장한 판례의 오류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주장해 또 논란을 일으켰다.
청원 사이트는 토머스 대법관이 지난주 로 대 웨이드 판결을 뒤집은 데 이어 그다음은 동성애와 피임 권리를 확립한 판결을 뒤집는 것임을 분명히 했다고 주장했다.
또 토머스 대법관이 보수 성향 활동가인 아내 지니 토머스가 트럼프 전 대통령 편에 서서 2020년 대선 결과를 뒤집기 위해 움직였다는 정황이 드러났는데도, 이와 관련한 대법원 사건을 회피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언론은 지난 3월 지니가 2020년 말 당시 백악관 비서실장이던 마크 메도스에게 대선 결과를 ‘역사상 가장 큰 강탈’로 언급한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등 트럼프 전 대통령을 도왔다고 보도한 바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 결과에 불복해 대법원에 소송을 제기하고, 지난해 1월 6일 발생한 의회폭동 사건을 다루는 하원 특별조사위원회가 백악관 문서 열람 허용을 요청했을 때도 토머스 대법관은 트럼프 대통령 측에 유리한 소수 의견을 냈다.
청원 사이트는 “토머스 대법관은 자신이 공정한 법관이 될 수 없고, 대법원의 안녕보다 부인의 쿠데타 시도를 은폐하는 데 관심이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며 “그는 사임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의회는 즉각 그를 조사해 탄핵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