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기념일 축제가 잇따른 총격 사건으로 얼룩졌다.
시카고 교외 하이랜드파크에서 독립기념일 퍼레이드를 노린 총기 난사로 6명이 숨지고 30명 이상이 다친 것이 가장 대표적이지만, 이번 연휴 미 전역을 휩쓴 끔찍한 총기 폭력의 한 사례일 뿐이라고 뉴욕타임스(NYT)가 5일 지적했다.
NBC시카고에 따르면 시카고 시내에서만 독립기념일 연휴 동안 최소 57명이 총탄에 맞아 이 중 9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교외 지역인 하이랜드파크 총기 난사는 여기에 포함되지 않는다.
특히 하이랜드파크 총격으로부터 10시간 전인 4일 새벽 시카고 남부 파크웨이가든스에서도 남성 5명을 다치게 한 다중 총격 사건이 발생했다고 지역 매체들은 전했다.
평균 소득이 15만달러에 달하고 90%에 가까운 주민이 백인인 하이랜드파크나, 평균 소득 3만달러 이하에 흑인 비율이 90% 이상인 파크웨이가든스나 똑같이 총기 폭력을 피해 가지 못한 셈이다.
시카고와 하이랜드파크 외에 최소 10여 곳의 다른 도시에서도 독립기념일 당일 혹은 그 직전에 총격 사건이 보고됐다.
4일 밤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중심지에 있는 벤자민 프랭클린 파크웨이(‘더 파크웨이’) 필라델피아 미술관 근처에서 총격 사건이 발생해 경찰관 2명이 머리와 오른쪽 어깨 부위에 각각 총상을 입고 인근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당시 불꽃놀이를 즐기려고 현장에 모였던 군중이 갑작스러운 총소리에 놀라 긴급히 대피하는 모습의 영상이 소셜미디어에 올라왔다.
한 시민은 현지 방송사에 “나는 총소리까지 듣지는 못했지만 경찰이 ‘달려라, 달려라’고 외쳤다”고 전했다.
필라델피아 총격사건 현장. 사진 / 로이터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의 붐아일랜드파크에서 같은 날 총격 사건으로 8명이 다쳤다고 경찰이 밝혔다. 이 중 다수는 중태라고 NYT는 보도했다.
위스콘신주 커노샤에서는 총격 사건으로 1명이 숨지고 4명이 다쳤으며, 캘리포니아주 새크라멘토에서도 4일 새벽 나이트클럽 밖에서 벌어진 총격으로 역시 사망자 1명과 부상자 4명이 나왔다.
미주리주 캔자스시티에서는 4명, 버지니아주 리치먼드에서는 6명의 총격 부상자가 각각 발생했다.
이 밖에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워싱턴주, 버지니아주, 노스캐롤라이나주, 텍사스주, 뉴욕시 등에서도 주말 연휴 동안 총격 사건이 일어났다고 신문은 전했다.
한편, 하이랜드파크 총격에 사용된 소총은 총격범이 합법적으로 구입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낸시 로터링 하이랜드파크 시장이 밝혔다.
로터링 시장은 현지 방송 인터뷰에서 전날 저녁 체포된 용의자 로버트 E. 크리모(22)를 컵스카우트(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보이스카우트 조직) 시절 지도한 적이 있다며 “수년 전 내가 알던 그는 조용하고 작은 소년이었다”며 “마음이 아프다. 대체 무엇이 그를 이 지경까지 몰고 갔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