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로리다·미시시피도 낙태제한법 발효
주별로 소송전…앨라배마 등 8곳 금지
연방대법원이 낙태권을 폐지하고 주별로 결정권을 넘기면서 보수 성향인 남부에서 낙태 금지가 속속 현실화하고 있다.
전국적으로 보면 앨라배마를 비롯, 웨스트버지니아, 텍사스, 오클라호마, 아칸소, 미주리, 사우스다코타, 위스콘신 등 최소 8개 주에서 연방대법원 판결 이후 낙태를 금지했다.
또 테네시, 미시시피, 노스다코타, 와이오밍, 아이다호 등 5개 주에서 금지가 임박했고, 켄터키, 루이지애나, 유타, 애리조나 등 4개 주에서는 법원이 이행을 막았다.
낙태금지 바람은 특히 남부 지역에서 거세게 불고 있다. 플로리다주에서는 임신 15주 이후 낙태를 금지하는 법이 지난 5일 발효됐다.
플로리다 주법원이 지난달 30일 이 법이 사생활을 보장한 주 헌법에 위배된다며 효력을 일시 정지했지만, 공화당이 장악한 주 정부가 항소해 다시 시행됐다.
미시시피주에서도 주의 유일한 낙태시술소가 7일부터 발효되는 낙태제한법의 효력을 일시 정지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했으나 기각됐다.
2007년 통과된 주 법은 임신부의 목숨이 위험하거나 성폭행인 경우 예외를 두지만, 근친상간에 따른 임신은 낙태를 허용하지 않는다.
낙태권 옹호단체인 생식권리센터(CRR) 소속으로 시술소를 변호한 힐러리 슈넬러는 “당장 낙태가 필요한 미시시피 주민들은 너무 늦기 전에 시술을 받으려고 현재 공황 상태”라고 말했다.
그러나 공화당 소속 테이트 리브스 주지사는 “태아 수천명의 생명을 구할 수 있는 법”이라며 “생명을 위한 위대한 승리”라고 평가했다.
앞서 연방대법원이 지난달 24일 낙태를 헌법권리로 인정한 1973년 ‘로 대 웨이드’ 판결을 폐기하면서 그 결정권이 각 주에 넘어갔다.
미시시피를 포함한 13개 주는 ‘로 대 웨이드’가 폐기되면 자동으로 발효되는 낙태 금지·제한법을 이미 두고 있었기에 이들 주에서는 법 이행을 막아달라는 낙태시술소 등의 소송이 잇따르고 있다.
일부 주에서는 본안 소송이 진행되는 동안 일시적으로 법 효력을 정지하는 가처분 판결이 나오기도 했지만, 주 정부가 항소하면서 혼란스러운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루이지애나주에서는 주 법무장관이 낙태를 대부분 금지하는 주 법의 이행을 허용해달라고 주 대법원에 요청했다.
이 법도 연방대법원 판결로 자동으로 효력이 발생하게 돼 있지만 뉴올리언스시의 판사가 관련 소송이 진행되는 동안 이행을 막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