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라배마주 5개 병원 시술
절반 이상이 낙태약 처방
약 수요 급증 새 불씨될 듯
앨라배마주에서 지난 2020년 한 해동안 5개 주요 여성 클리닉에서 5713건의 낙태 시술이 행해진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6일 인터넷 매체인 앨닷컴(al.com) 보도에 따르면 웨스트 앨라배마 여성센터 등 5개 주요 시술 병원이 제공한 5713건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이중 절반 이상이 수술이 아닌 임신중절 약 처방이며, 82%가 임신 10주 이내 시술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연방대법원의 낙태권 폐지 판결에 따라 앨라배마에서는 낙태금지법이 시행되고 있다. 이에 따라 그동안 낙태 시술을 제공해온 병원은 피임 상담이나 커뮤니티 의료 서비스 등으로 전환하고 있다.
여성 클리닉 5곳 중 하나인 웨스트 앨라배마 여성센터는 2020년 2565건의 시술을 행했으며, 이중 절반 이상이 낙태약 처방을 통해 이뤄졌다. 또 41%는 소파술(D&C)을 사용했다.
낙태약을 사용한 시술은 보통 임신 3개월 내에 행해지며, 일부 주에서는 낙태약 처방도 금지하고 있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처방약을 통한 낙태권 보장 방안을 모색하고 있지만 앨라배마주 낙태금지법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는 아직까지 확실하지 않다.
낙태 약품은 임신 중절 수술 대신 알약 2정을 복용해 임신을 끝내도록 해주는 약물이다. 연방대법원의 낙태권 폐지 판결을 전후해 인터넷에서는 낙태 약품에 대한 인터넷 검색 횟수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또 의료 상담과 낙태약 처방을 알선해 주는 비영리단체 ‘저스트 더 필’에 예약 문의가 100건 가까이 접수됐다.
이에 따라 낙태권을 둘러싼 보수, 진보간 공방은 낙태약 처방 금지 여부를 둘러싸고 격화할 전망이다. 의료기관을 찾아가 낙태 수술을 받는 것보다 신원이 노출될 위험이 작고 신체 손상이 덜하며 비용도 적게 들기 때문이었다.
뉴욕타임스(NYT)는 최근 보도를 통해 미국에서 낙태 과반이 이미 약으로 이뤄지는 상황에서 낙태약 수요가 급증하면 낙태약 처방이 새로운 법적 분쟁의 불씨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김지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