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너리그 ‘사바나 바나나스’ 전경기 매진
“우리 경기는 브로드웨이 쇼…팬이 먼져죠”
선수들은 바나나를 상징하는 노란 유니폼을 입고 경기 중간 음악에 맞춰 춤을 춘다. 투수는 선수들의 퍼포먼스가 끝나면 박자에 맞춰 투구한다.
‘야구 같지 않은 야구’를 보여주는 주인공은 바로 미국 마이너리그 소속 사바나 바나나스(Savannah Bananas). 이들의 ‘기행’은 틱톡에서 큰 인기를 끌어, 현재 280만이 넘는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다.
사바나 바나나스는 조지아 남부의 사바나를 기점으로 하는 야구팀으로, 2016년에 창단됐다. 팀의 오너 부부 제시와 에밀리 콜은 임팩트가 강한 이름을 원했고, 팬 투표 끝에 ‘사바나 바나나스’라는 이름이 확정됐다.
처음엔 사바나를 모욕하는 이름과 행동이라며 지역주민들의 외면을 받았지만 이제는 전국에서 몰려드는 팬들로 인해 표를 구경하기도 힘들다. 바나나스의 홈 경기는 창단 이후 거의 모든 경기가 매진을 기록했다. 현재는 대기 명단에 이름을 올려야 간신히 표를 구할 수 있다.
The all new series, Bananaland. Coming to @ESPNPlus this summer🤪🍌 pic.twitter.com/aQyl0ZAWuE
— Savannah Bananas (@TheSavBananas) May 20, 2022
잭 프로줄로 사바나 바나나스의 엔터테인먼트 담당자는 8일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우리 선수들은 경기가 서커스나 브로드웨이 쇼라고 생각하고 마운드에 오른다”고 말했다.
그는 구단의 인기 요인으로 ‘팬이 먼저다’라는 팀 정신을 꼽았다. 다른 야구 경기와 다르게 티켓은 무조건 20달러로 판매하며, ‘올 인클루시브’로 음식까지 무제한이다. 거기에 경기 중간 광고 또한 넣지 않아 팬들이 야구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
이뿐만 아니라 다양한 볼거리와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가족 단위의 관람객이 많이 찾는다. 특히 사바나 바나나스가 직접 만든 ‘바나나 볼’이 인기다. 경기 중간 춤을 추거나 장남감차로 내야수들을 이동시키는 등 볼거리를 선사한다.
사바나 바나나스 선수들이 구장을 찾은 팬들에게 흥겨운 퍼포먼스를 선보이고 있다.
프로줄로 담당자에 의하면 바나나스는 선수를 뽑을 때 선수들의 능력을 보지만 이보다는 활발한 성격인지 또 팀과의 호흡이 맞는지를 우선시한다. 선수들은 경기 전 엔터테인먼트 미팅을 따로 진행해 어떤 안무를 할지, 어느 시점에서 관객에게 즐거움을 선사할지 진지하게 검토한다.
아울러 그는 “한국 문화에서 야구가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을 알고 있다”며 “노래, 여러 장르의 춤, 야구가 다 어우러진 복합 엔터테인먼트라는 점에서 한국 문화와도 비슷하다”고 평가했다.
한편, 바나나스는 진지한 야구 경기를 하는 대학팀도 보유하고 있으며, 코스탈 플레인 리그(CPL)에서 활동 중이다. 전국의 대학 야구 선수들이 모여있는 팀으로서, 현재까지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Wednesday night crowd is ready for some fun🍌👏 pic.twitter.com/8v7FkMdqLU
— Savannah Bananas (@TheSavBananas) July 6, 2022
윤지아 기자 / 사진 영상= 사바나 바나나스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