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계 여성에 인종·성차별… 성소수자 메모 본 뒤 부당해고” 주장
앨라배마 현대자동차 공장(HMMA)에서 인종차별과 성차별을 받고 부당해고까지 당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앨래바마 지역방송 WSFA12의 지난 11일자 보도에 따르면 2003년 현대자동차에 대리로 입사한 뒤 2018년 임원급인 총무담당 국장으로 승진한 이베트 길키-슈포드(Yvette Gilkey-Shuford)는 지난 6월 구조조정을 이유로 해고됐다.
그는 최근 고용평등기회위원회(EEOC)에 인종 및 성 차별을 받았다며 회사 측을 고발하는 내용의 진정서를 제출했다. 길키-슈포드는 임원 승진 뒤 차별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그녀에 따르면 당시 임원진 9명 중 유일한 아프리카계이자 여성이었는데, 다섯명의 동료 임원들보다 적은 급여를 받았다. 그는 경영학 석사와 MBA 학위를 갖고 있었지만, 같은 수준의 학위를 가진 다른 이사보다 거의 1만 5000달러 연봉을 적게 받았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그가 총무담당 국장을 맡은 뒤 직책의 업무가 바뀌었는데, 인사부나 관리부를 감독할 권리가 주어지지 않았다. 또한 장기계획, 정책과 절차, 보상과 혜택을 다루는 내부 관리위원회에 참여할 기회도 빼앗겼다고 덧붙였다.
특히 길키-슈포드는 지난 6월 성소수자(LGBT) 관련 교육, 성전환 직원들의 이름 변경과 관련된 회사 정책 변경 등의 내용이 담긴 자신의 메모가 현대차 북미 본사에 제출된 뒤 부당하게 해고 당했다고 항의했다.
당시 메모에서 길키-슈포드는 회사가 성전환 직원들에게 ID의 이름을 바꾸기 위해서는 법적 이름을 바꿔야 한다고 요구했지만, 한국인 직원들의 경우 동일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미국 이름으로 손쉽게 바꿔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회사 측은 당시 ‘구조조정’으로 인해 길키-슈포드를 해고하겠다고 통지한 사실 외에 아무런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현대차는 WSFA12의 질의에 대해 “인사 문제 또는 소송 계류 중인 사안에 대해서는 의견을 제시할 수 없다”고만 답했다.
현대차는 2005년 앨라배마주 몽고메리에 공장을 설립, 연간 30여만대의 완성차를 생산하고 있으며, 3000명 이상의 직원을 고용하고 있다.
박재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