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세관단속국(ICE) 요원이라고 사칭한 보이스피싱 전화를 받은 한인 여성이 집을 사기 위해 모아둔 거금을 사기당했다.
연방수사국(FBI)에 따르면 유타주 프로보에 거주하는 한인 사샤 강씨는 최근 ICE 요원이라고 사칭한 보이스피싱 전화를 받고 개인 신분정보와 금융정보를 말했다가 집을 사기 위해 은행에 모아둔 4만5000달러를 털렸다.
FBI에 따르면 14년 전 미국에 유학 왔다가 결혼해서 가정주부로 지내는 강씨는 같은 번호로 전화가 계속 걸려오자 받았다가 보이스피싱을 당했다.
범인은 강씨가 돈세탁 혐의와 위조여권을 사용해 미국에 입국하고 마약밀매 조직에 연루된 혐의로 체포영장이 발부됐으며, 수사에 협조하지 않으면 그의 남편과 한국에 있는 부모, 시 가족까지 공범자로 기소될 수 있다고 속였다.
또 강씨는 미국에서 추방될 수 있으며 5살 난 딸은 입양될 수 있다고까지 협박해 개인 정보를 빼냈다.
범인은 강씨가 그런 사실이 없다고 주장하자 다른 사람이 신분을 도용했을 수 있다며 이를 확인하는 차원에서 국세청에 보고한 세금보고 기록과 은행 정보를 요구했다. 이 과정에서 강 씨가 의심하지 못하도록 ICE 배지 번호를 주고 상관이라며 다른 남성을 바꿔줘 통화하게 했으며 ICE 로고가 입력된 편지를 그의 이메일로 보내기도 했다.
또 범인은 강 씨가 전화를 끊으면 FBI 요원들에 의해 체포될 것이라고 압박하면서 전화기에 앱을 다운받게 한 후 이를 통해 은행에 있던 돈을 다른 곳으로 이체하도록 유도해 돈을 빼돌렸다.
강 씨는 “걸려온 전화번호를 검색해보니 ICE 전화번호라 의심하지 않았다. 무엇보다 내 정보를 너무 많이 알고 있어 무서웠다”고 당시 심정을 전했다.
FBI는 “연방정부는 돈을 요구하거나 다른 곳으로 이체하라고 지시하지 않는다”며 “정부를 사칭하는 전화가 돈을 요구한다면 일단 의심할 것”을 조언했다.
장연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