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내총생산(GDP)이 2분기에도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면서 ‘경기침체’를 둘러싼 논란이 거세졌다.
상무부는 2분기 GDP증가율이 연율 -0.9%로 집계됐다고 28일 밝혔다. 1분기(-1.6%)에 이어 2개 분기 연속 역성장이다.
통상 기술적으로는 두 분기 연속 GDP가 역성장하면 경기침체에 진입했다고 본다. 그러나 실제 경기침체가 맞는지를 두고 견해가 엇갈리고 있다.
언론 등을 종합해 경기침체를 둘러싼 논란을 문답 방식으로 정리했다.
미국의 경기침체가 언제 시작되는지 누가 결정하나
▲ 전미경제연구소(NBER)다. 경제학자 모임인 NBER은 ‘경기순환 결정위원회’를 열어 고용동향을 핵심 척도로 소득, 지출, 판매, 생산 등 다양한 요소를 분석해 이를 결정한다.
NBER은 경기침체를 ‘경제 전반에 퍼져있고 수개월 이상 지속되는 경제활동의 현저한 감소’로 규정한다.
일반적으로는 경기침체가 시작된 후에도 최대 1년이 지나도록 공식적으로 선언하지 않는다.
2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이 경기침체인가
▲ 일반적이긴 하지만 공식적인 정의는 아니다.
과거에는 유용한 척도였던 것은 맞다. 미국기업연구소(AEI)의 마이클 스트레인 이코노미스트는 AP통신에 “과거 10차례 경기침체가 2개 분기 연속 경기가 위축되면서 찾아왔다”고 말했다.
다만 다른 경제학자들과 마찬가지로 스트레인 역시 지금 경기침체가 진행 중이라는 점은 확신하지 못했다. 그는 1분기에는 경제의 기초가 되는 소비지출, 기업투자, 주택구입이 모두 증가했다고 지적했다. 1분기 GDP 역성장은 수입 급증, 기업 재고 감소 등 일회성 요인이 반영된 됐다는 것이다.
스트레인은 “기본 맥락은 경제가 성장하고는 있지만 둔화하고 있다는 것이고 2분기에는 둔화가 정말로 가속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많은 이가 경기침체가 올 거로 생각하지 않나
▲ 맞다. 많은 이가 재정적으로 더 부담을 체감하기 때문이다. 인플레이션이 뒤따르는 임금 인상과 함께 가스요금, 음식, 임대료와 같은 필수 지출이 늘면서 미국인의 소비 여력이 낮아졌다.
최근 미 최대 유통업체인 월마트는 인플레이션에 따른 소비 위축 염려로 실적 전망치를 대폭 낮췄다. 월마트는 식료품과 연료 가격 상승으로 소비자의 지출을 줄이고 있다고 봤다. 이는 경제 핵심 동력인 소비 지출이 악화하고 있다는 분명한 신호다.
또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으로 주택담보대출 평균 금리가 5.5%로 1년 전의 배로 오르면서 주택 매매와 건설 모두 급감했다.
금리 인상은 기업 투자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기업 투자와 지출이 줄면 채용에도 영향을 미치고 공포가 확산하면 소비는 더욱 줄어들 수 있다.
골드만삭스 이코노미스트들은 향후 2년 내 경기침체 발생 가능성을 50%로 봤고,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연내 ‘가벼운’ 경기침체를 예상했다.
경기침체가 임박했다는 징후는 뭔가
▲ 경제학자들은 경기침체가 진행 중이라는 가장 분명한 신호는 지속적인 일자리 감소와 실업률 급증이라고 말한다.
과거에는 최근 3개월간 평균 실업률이 0.3%포인트 증가했다는 것은 곧 경기침체가 뒤따른다는 것을 의미했다.
그래서 경제학자들은 매주 실업수당 청구건수를 확인한다.
미국의 7월 10∼16일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지난해 11월 중순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우려할 만한 징후이긴 하지만 역사적으로는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경제학계에서 경기침체를 판단하기 위해 신뢰하는 수치 중 하나는 ‘샴 리세션 지표’다.
샴 법칙이라도 불리는 이 수치는 3개월 평균 실업률이 이전 12개월 중 최저치보다 0.5%포인트 높으면 경기침체의 신호로 본다.
이 법칙을 만든 경제학자 클라우디아 샴은 27일 타임지에 “최근 3개월간 미국의 실업률은 3.6%로 낮고 일자리 창출도 양호하다”며 “강력한 고용 시장 덕에 미국이 경기침체를 피할 가능성이 있다”라고 분석했다.
다른 신호가 있다면
▲ 많은 경제학자는 장단기 국채 금리 역전 현상을 주시한다.
통상 장기물 금리가 단기물 금리를 웃도는데 반대로 되면 시장은 이를 경기침체 신호로 받아들인다.
최근 지난 2주간 미국 채권시장에서는 2년물 국채금리가 10년물 채권금리를 추월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3개월물과 10년물을 비교하는 게 경기침체를 더 잘 예측할 수 있다고 말한다. 이는 현재 역전되지 않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