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8일 이홍기 애틀랜타 한인회 회장은 둘루스 한 식당으로 전임 회장단을 초청해 애틀랜타 두 번째 평화의 소녀상 건립에 대한 토론을 진행했다.
한인회 이사회는 오는 8월 15일 광복절에 맞춰 애틀랜타 한인회관에 소녀상 건립을 추진했지만, 한인 사회 일각에서 절차의 투명성과 여론 수렴 미흡에 대한 지적이 제기 되는 등 현재까지도 의견이 분분하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이홍기 회장은 전직 한인 회장단을 소집해 찬반양론에 귀 기울이는 시간을 가졌다.
회의에는 배기성, 김경환, 박진호, 박영섭, 오영록, 김일홍, 김의석, 김백규 전 회장이 참석했다.
이 회장은 토론에 앞서 “어떤 의견이든 수렴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우리 교포 사회를 위해 어떤 것이 가장 바람직한지 양쪽 의견을 들어보고 결정을 내리겠다”고 밝혔다.
이후 전직 회장들은 각자 돌아가며 자신의 입장을 표명했다.
찬성 입장을 밝힌 사람은 이홍기 회장을 포함, 김의석, 김경환, 김백규 전 회장 4명이다. 이들의 의견은 우리의 아픈 역사를 잊지 않고 후세에게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김의석 전 회장은 “우리 역사를 아는 후손들이 많지 않다”며 소녀상이 갖는 의미를 강조했다. 그는 또 “관리와 보호가 수월한 한인회관이 적절하고, 방문객이 오더라도 소녀상과 그 의미에 대해 홍보도 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반대 입장을 밝힌 사람은 총 5명으로, 박진호, 박영섭, 오영록, 김일홍, 배기성 전 회장이다. 이들은 미국처럼 다인종이 살아가는 사회에서는 국제관계에 대해 특히 신중히 생각하고 판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일홍 전 회장은 “한국 어딘가에 소녀상을 건립하는 것은 아무 문제가 없지만 우리는 지금 미국에 살고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한인회관이 갖는 의미를 생각해볼 때 소녀상이 그 장소에 세워지는 것이 과연 적절하냐는 의견도 나왔다. 오영록 전 회장은 “둘루스, 스와니 등 한인들이 많이 사는 지역을 놔두고 한인회관이 과연 최적의 장소인지 모르겠다”고 전했다.
전임 회장단의 이견은 좀처럼 좁혀지지 않았고, 결국 아무 결론 없이 토론은 마무리됐다.
한편 이홍기 회장은 애틀랜타 한인 사회의 의견을 더 수렴해야 한다고 판단, 추후에 여론 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윤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