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재임 중 자신의 메모를 백악관 변기통에 버린 것으로 드러난 가운데, 이 외에도 그가 대통령 기록물로 보존돼야 할 내부 문서를 수시로 파기하는 등 주먹구구식으로 다뤄왔다는 증언이 나오고 있다.
CNN은 9일 트럼프 전 대통령이 주기적으로 자신의 메모 등을 백악관 화장실 변기통에 찢어 버리는 통에 배관공이 불려와 변기통을 뚫어야 할 지경이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가 화장실에 자신의 메모를 버린 사실도 배관공이 막힌 변기를 뚫으면서 드러났다는 것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메모를 변기통에 버린 장면이 담긴 사진은 이날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가 공개했다.
이 사진은 뉴욕타임스 기자 출신 매기 하버만이 조만간 출간할 예정인 저서 ‘신용 사기꾼(Confidence man)’에 담긴 것이다.
CNN은 변기통 안에 있는 문서는 어떤 것인지 확실치 않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이 마커 펜으로 쓴 손글씨로 보인다고 전했다.
하버만은 CNN에 출연해 “이 문건이 어떤 것인지 알 수 없지만 중요한 것은 이것이 (대통령) 기록물이라는 점”이라고 말했다.
CNN은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 외에도 재임 중 정상적인 대통령 기록물 보존 절차를 무시하는 습관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한번은 외국 방문길에 대통령 전용기 기자석에 들려서는 자신이 방금 발표한 연설문 사본을 이베이 경매에 올리고 싶은 사람이 있는지 묻기도 했다고 CNN은 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참모들에게 메모와 관련 기사문, 트위터에 올리려 작성한 글 등이 담긴 박스를 들고 전용기에 타서 검토 후 파기하라고 지시한 적도 있다고 CNN은 덧붙였다.
트럼프 행정부에서 고위직을 지낸 한 인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집무실에서 나간 후엔 으레 비서실 직원이 들어가 대통령의 책상 위에 있던 문서 등을 치웠다”고 말했다.
트럼프뿐만 아니라 당시 백악관 참모들은 대부분 대통령 기록물을 잘 보존해야 할 자신들의 책무를 느끼지 못하는 모습이었다고 당시 백악관 소속 관리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