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들은 대한민국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 희생했습니다.
한국인들은 말합니다.
“미국, 고마워요.”
(Americans died to defend South Korean’s freedom.
South Koreans say, “THANK YOU AMERICA!”)
애틀랜타지역 85번 하이웨이에 세워진 빌보드 광고판 내용이다. 이 광고판은 뉴욕, LA, 시카고 인근의 고속도로에도 설치되어 있다.
비영리단체인 한미우호협회(회장 박선근)가 한국전쟁에 참여한 미국 참전용사와 그 가족들에게 감사함을 전하기 위해 마련한 것이다. 정전기념일인 7월 27일부터 광복절 전날인 8월 14일까지 노출된다.
박선근 회장은 지난 1996년부터 해마다 자비로 이 광고를 하고 있다. 창립 이후 26년간 미국에 대해 감사의 마음을 표시하고 있는 것이다.
박 회장은 이와 관련, “기회의 땅 미국에서 이민자로 잘 정착해 살고 있다”며, “앞으로 한국과 미국 두 나라가 우호관계를 지속할 수 있도록 징검다리 역할을 하고 싶다”고 기회가 있을 때마다 되뇌인다.
이같은 한 단체, 혹은 개인의 ‘작지만 큰 행동’은 많은 미주 한인사회의 심금을 울렸다. 그리고 250만 재미동포는 물론, 현지 주류사회에까지 이심전심으로 전해졌다.
한국전 참전용사 ‘추모의 벽(Wall of Remembrance)’ 건립은 이런 ‘한·미우호 전도사’들이 불을 지핀 ‘감사의 마음’들의 결정체라고 하면 지나친 표현일까?
‘추모의 벽’ 건립을 위한 법안은 지난 2015년 3월 발의돼 이듬해 2월 하원을 통과했다. 2016년 9월 상원마저 통과해 당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서명으로 발효됐다.
이후 워싱턴 정가의 변함없는 지지와 한국정부의 재정지원으로, 지난달 27일 워싱턴 D.C. 한국전 참전 기념공원(Korean War Veterans Memorial)에 결과물이 탄생하게 됐다. 관련 법안이 미 연방 의회에서 발의된 후 7년 만이다.
이어 상원은 최근 ‘추모의 벽’ 준공을 기념하는 결의안(S.Res.750)을 만장일치로 가결했다.
“1953년 10월 1일 체결된 한미상호방위조약을 계기로 형성된 한·미동맹은 동북아시아의 평화, 안보, 번영의 핵심축”이며, “두나라의 군사 방위는 확고하고, 경제와 기술, 외교 등 분야에서 결속은 강건하다”는 것이 주요 골자다.
이번 추모의 벽 건립과 미 의회의 만장일치 결의안 채택은 앞으로 두 나라가 나아갈 길을 밝히는 초석이 될 것이 분명하다.
이와 함께 미 의회가 결의안에서 양국 관계를 확대 해석한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앞으로 군사·안보 차원을 넘어 글로벌 포괄적 전략 동맹으로 발전하는데 대한 미 의회의 지지와 기대감을 나타냈기 때문이다.
미 의회의 이 같은 행동은 고무적이다. 한국의 경제발전과 한반도의 지속적인 평화, 나아가 통일한국 건설을 위해서는 좋건 싫건 미국의 협조가 절대적이다.
이런 가운데 한·미동맹이 내년이면 70주년이 된다. 태생 때부터 우여곡절을 겪었고, 과정에서 부침도 많았다.
공자는 인생70을 ‘종심소욕불유구(從心所欲不踰矩)’라고 표현했다. 곧 “70세에 이르니 마음먹은 대로 해도 법도를 벗어나지 않더라”라는 뜻이다. 중심이 바로 섰기 때문이다.
정글의 법칙이 지배하는 국제사회를 성인의 인생관에 비유한다는 것은 조금 어폐가 있다. 그렇지만 70년 성상을 같이 했다면 가벼이 볼 관계가 아님에는 틀림이 없다. 세월의 풍파 속에 다져진 노하우와 지혜가 녹아 있기 때문이다.
아닌 게 아니라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한·미 동맹은 군사안보, 경제, 기술 동맹으로 확대되고 있다. 어느 한쪽의 일방적인 요구가 아니라 두 나라 모두의 필요에 의해서다.
실제 최근 한국 기업들의 대미 투자가 갈수록 활발하다. 단순한 기업차원의 이해관계만이 아니다. 미국에 생산기반을 확충, 좋은 일자리를 만들면, 한국에도 시장 확대를 포함한 성장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서로 ‘윈-윈’할 수 있는 전략적 가치가 높다. 안보는 물론이다.
한·미간 전략 동맹이 두나라 국민 모두에게 실질적인 혜택으로 이어지도록 정부는 물론, 민간차원의 지혜와 협력이 절대 필요한 시점이다. 두 나라 관계가 돈독해야 재미 한인들의 삶도 행복해지는 것은 당연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