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살 소녀가 학생 신분이라는 점을 들어 법원에 낙태 허용을 요청했으나 기각당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 AFP 통신이 17일 보도했다.
플로리다주 법원은 15일 항소심에서 임신 10주인 소녀를 상대로 “낙태를 결정할 만큼 충분히 성숙하지 않다”는 이유를 들어 낙태를 허용하지 않았던 원심을 유지했다.
소녀는 앞서 원심에서 학교에 재학 중이며, 직업이 없다는 점을 들어 “아기를 가질 준비가 되지 않았다”며 낙태를 허용해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원심은 이를 기각했고, 소녀는 이에 불복해 항소심까지 갔지만 또다시 낙태를 허용받지 못하면서 현재까지 원치 않는 임신을 유지하게 됐다.
이같은 판결은 앞서 대법원이 6월 여성의 낙태권을 인정한 ‘로 대 웨이드’ 판결을 폐기하고 주별로 낙태 여부를 결정하도록 하면서 나온 것이다.
플로리다주에서 미성년자가 낙태를 하려면 부모 중 한 명 이상이 동의해야 한다.
하지만 이 소녀는 부모 없이 친척과 살고 있어서 낙태 요건을 면제해달라는 요청을 법원에 내게 됐다.
소녀는 대신 법정 후견인이 낙태에 동의했다는 점을 법원에서 진술했지만, 이같은 상황이 문서로 제출되지 않았다는 게 법원 입장이라고 AFP 통신이 전했다.
원심에서는 이 소녀가 “임신 중단을 결정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성숙했다는 분명하고 확실한 증거를 제시하지 못했다”는 이유를 들어 기각했다.
항소심 판결에 민주당을 중심으로 한 정치권에서 다시 분노가 터져 나왔다.
민주당 프라밀라 자야팔 의원은 트위터에 이같은 판결이 “혐오스럽다”고 맹공을 퍼부었고, 조이스 비티 의원도 “도대체 어느 세상에서 16살이 낙태하기엔 미성숙하고 출산과 육아를 하기엔 성숙하다는 것인가”라고 분통을 터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