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라배마주 옆에 위치한 미시시피주는 조지아, 앨라배마 등과 함께 남부(Deep South)를 대표하는 주이다. 애틀랜타 한인사회에는 빌록시 카지노 정도만이 알려져 있지만, 우리 한인들은 미시시피주에도 살고 있다.
미시시피주 인구 294만명 가운데 가운데 한인 등 아시안은 비중인 1.1%로 많지 않다. 현재 1600여명의 한인들이 거주(2019년 인구센서스 통계 추산)하고 있다. 한국식료품을 사러 애틀랜타의 H마트로 오는 한인들도 꽤 된다고 한다.
진 해크만, 윌렘 데포 주연의 영화 ‘미시시피 버닝’으로 알려진 이 주는 한때 극심한 인종차별을 겪기도 했다. 특히 남북전쟁 19세기 재건기(Reconstruction)부터 흑인 등 유색인종들의 투표를 막기 위해 백인우월주의자들이 유색인종 유권자들을 협박하거나 폭력을 행사(intimidation, violence) 한 사례가 많았다.
이런 역사에도 불구하고 지금도 소수민족들은 미시시피주 정치권에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러한 노력 가운데 하나가 올해 선거를 앞둔 선거구 재조정(redistricting)이다.
선거구 재조정은 미국 헌법에 따라 10년마다 치러지는 인구조사 센서스 결과를 바탕으로 모든 선거구가 동일한 숫자의 인구를 포함하도록 선거구 지도를 다시 그리는 절차다.
그러나 의회를 장악하고 있는 특정 정당 정치인들이 자신들의 입맛에 맞게 선거구를 정하는 게리맨더링(gerrymandering) 사례가 많다. 특히 미시시피주는 타주와 달리 주의회에서 선거구 재조정의 모든 권한을 쥐고 있기 때문에 오남용될 우려가 있다.
전미유색인종인권연합 법률대행펀드(NAACP Legal Defense Fund)의 아미르 바닷(Amir Badat) 씨는 “공화당 의원들은 고작 3차례 회의 45분만에 선거구 재조정을 결정했다”며 “유색인종, 특히 흑인사회의 참여가 보장되지 않은 채 밀실에서 결정(behind closed doors)됐다”고 지적했다.
라티노 등 유색인종 단체들은 이렇게 특정 정당 위주로 구성된 정치권이 이민 단속 등을 실시해 이민사회를 분열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비영리단체 원보이스(One Voice)의 호세 로드리게즈 목사(Pastor Jose Rodriguez)는 2년전 이민세관단속국(ICE)이 닭공장을 기습해 라티노 수백명을 체포한 사례를 들었다.
그는 “5-6세된 어린이들이 부모와 헤어져 이민구치소에 따로 수감되는 경우도 많이 봤다”며 “부모와 자녀를 갈라놓는 행위는 용납돼선 안된다”고 말했다.
보트피플 SOS (Boat People SOS)는 미시시피주 아시아계 이민 비영리단체다. 이 단체의 다니엘 리 (Daniel Le) 소장은 선거구 재조정이 아시아계 등 소수민족 거주 지역을 분열시키는 형태로 진행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아시아계 커뮤니티는 선거구 재조정 참여 및 유권자 등록 등에 대해 정보가 부족해 이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미시시피주는 지난해 2월에는 미시시피주 한인회(회장 김현정)가 창립되는 등 한인들의 활동이 활발해지고 있다. 한인회장을 맡고 있는 김현정 잭슨 주립대 교수는 한인이 부족한 이곳 도예과에서 미국인들을 가르치며 한국문화를 알리고 있다.
한인회는 한국유학생 및 한국전 참전용사 자녀들에게 장학금을 전달하고, 지역사회한인들을 대상으로 봉사활동을 벌이고 있다. 뿐만 아니라 한인 정치력 신장을 위해 한인인구 및 한인교회를 대상으로 유권자 등록 및 선거정보 등을 공유하고 있다.
앞으로 미시시피주 선거 및 정치권에 있어 한인들의 참여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