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의 절반 이상이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에 대한 수사를 계속해야 한다고 여긴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NBC 뉴스가 지난 12∼16일 등록 유권자 1천 명을 상대로 조사해 21일 공개한 결과(오차범위 ±3.1%포인트)에 따르면 응답자의 57%가 수사를 지속해야 한다고 답했다. 수사를 중단해야 한다는 응답자는 40%였다.
민주당 지지층의 92%, 무당파의 61%가 수사에 찬성했고, 공화당 지지층에서는 21%만이 조사에 찬성한다고 답했다.
연방수사국(FBI)은 지난 8일 방첩법 위반 혐의 등으로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 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자택을 압수수색해 트럼프가 퇴임 당시 들고 나간 1급비밀 등 11건의 국가기밀 자료를 확보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 문건들은 자신이 퇴임 직전 기밀 해제한 것이라며 정치적 수사라고 반발하는 상황이다.
1·6 의사당 난입 사태 책임론과 관련해선 응답자의 50%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전적으로 또는 주로 책임이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1·6 사태를 조사 중인 하원 특별위원회가 생방송 청문회를 열기 전인 5월의 같은 조사보다 5%포인트 오른 수치다.
반면 응답자의 49%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다소 책임이 있거나 전혀 없다고 답했는데, 이는 5월 조사보다 6%포인트 하락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직무 지지율은 지난 5월 조사와 같은 42%로 나타났다.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자는 55%였다.
NBC는 “인플레이션 감축법안이 통과됐음에도 바이든 대통령의 위상이 크게 나아지지 않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전했다.
물론 인플레이션 감축법안 통과 자체엔 찬성(42%)이 반대(31%)보다 높았다.
민주당 지지층(79%), 흑인(68%), 도시 거주자(50%), 여성(47%) 등에서 바이든 대통령을 지지한다는 응답이 많았지만, 라틴계(40%), 남성(36%), 18∼34세(36%), 교외 거주자(21%), 공화당 지지층(7%)에서는 지지율이 낮았다. 또 민주당 지지층의 중간선거에 대한 관심이 점점 커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11월 실시될 중간선거에 ‘높은 관심’을 표한 공화당 지지층은 68%, 민주당 지지층은 66%였다. 관심도를 10점 척도로 했을 때 9 또는 10이라고 답한 이들이다.
2%포인트 차이로 공화당 지지층의 중간선거 관심도가 높긴 하지만, 같은 조사에서 지난 3월 17%포인트, 5월 8%포인트 났던 격차가 상당히 좁혀진 것이다.
전문가들은 여성의 낙태를 허용한 ‘로 대 웨이드’ 판결을 연방대법원이 지난 6월 뒤집은 것을 그 이유로 꼽았다.
민주당 여론조사 전문가는 “대법원 판결이 유권자를 뒤흔들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번 조사에서 응답자의 58%가 대법원 판결에 대해 반대했고, 찬성한다는 응답은 38%에 불과했다.
미국이 직면한 가장 중요한 이슈가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민주주의에 대한 위협'(21%), ‘생활비'(16%), 경제와 일자리(14%) 등의 순이었다.
응답자의 74%는 미국이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했고, 68%는 미국이 현재 경기 침체에 빠져 있다고 인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