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화 탓으로 여겨 병 키우기도
갑작스러운 시력 변화 ‘요주의’
경미한 상처도 바이러스 ‘조심’
시니어가 되면서 힘든 것중 하나가 자신의 몸이 생각보다 잘 움직이지 않을 때가 많다는 것이다. 평소 같으면 아무런 문제 없이 지나가던 복도도 어느날 갑자기 뭔가에 발이 걸려 다칠 수도 있다. 조심하면 된다지만 조심하는 게 항상 쉬운 것은 아니다. 이렇게 다쳐서 이전과는 다른 증상이 생길 경우 무조건 병원에 가야하는지 여부가 판단이 어렵다. 이는 시니어가 되면서 겪는 문제중 하나다.
80대 미셸 박씨는 최근 샤워를 하다가 걸려있던 샤워기 헤드가 거치대에서 빠지면서 머리에 맞았다. 통증은 심했고 약간 부어 올랐지만 며칠 동안 구토를 하거나 정신을 잃거나 하지 않아서 응급이 아니라고 판단, 며칠 후 주치의에게 의뢰해 CT를 찍었다. 결과는 아무런 이상이 없었다. 다만 CT결과가 나올 때까지 메쓰꺼움 같은 증상이 없어 큰 걱정을 하지 않았지만 내심 ‘혹시’라는 생각에 찜찜한 며칠을 보냈다.
일단 이런 사고나 통증을 앓게 되면 의사를 만나야 한다. 그러나 일부 시니어들은 때때로 통증을 노화의 증상으로 간주하고 실제 치료를 미루기도 한다. 결과는 치명적일 수 있다.
전문가들은 “특히 베이비붐 세대가 참을성이 너무 좋다. 아픔에 익숙해져 하루나 이틀 정도 가슴 통증을 미루다가 병원에 올 때쯤이면 완치될때가 있다”며 “하지만 반대로 심장마비가 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심지어는 사다리에서 떨어져 일어난 후 아무 이상없다고 의사를 찾지 않는 경우도 있다. 그러다가 머리 속에서 출혈이 있는 것으로 밝혀져 낭패를 겪기도 한다.
한 주치의는 새로운 통증이나 설명할 수 없는 통증은 심하지 않더라도 의사의 진찰을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크건 작건 통증은 심각한 징후를 나타낼 가능성이 있다. 즉시 응급실로 가야할 통증 12가지를 꼽아봤다.
1. 기능 상실로 인한 통증
다리를 다쳤지만 여전히 걸을 수 있다면 단순한 염좌로 인대가 약간 손상된 경우다. 하지만 움직일 수 없고 통증이 있는 경우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즉 걷는 기능의 상실은 골절, 신경 손상, 혈류 상실, 심각한 감염인 경우다.
2. 갑자기 찾아오는 안통
가정의학 전문의들은 특히 일상에서 시력 변화가 있든 없든 갑작스러운 급성 안통(눈의 통증)은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한다. 물론, 즉시 안과를 찾아야 한다. 이런 경우는 막힌 혈관, 망막 박리, 내부 출혈, 급성 녹내장, 눈 내부의 압력 증가로 인한 심각한 눈 상태로 인해 발생하는 것이다. 안통은 또한 대상 포진의 첫 증상일 수 있다.
3. 가슴 통증
어떤 유형의 흉통(가슴 통증)이든 발생 즉시 의사를 만나야 한다. 왜냐하면 심장마비가 항상 갑작스럽고 으스스한 통증으로 나타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많은 경우 호흡에 대한 압박감, 무거운 느낌, 압박감이 온다. 심장마비의 다른 징후는 계단 오르기나 정원 가꾸기와 같은 일상적인 활동을 할 때 어지러움, 피로감, 숨가쁨이다. 흉통은 또한 혈전이 폐나 심장으로 이동했다는 신호일 수 있으며 이는 즉시 치료가 필요한 상태다.
4. 한쪽 팔, 양쪽 팔, 턱, 견갑골 사이의 통증
미국 심장 협회(American Heart Association)에 따르면, 한쪽 또는 양쪽 팔, 견갑골(날개죽지)의 통증은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심장 마비 증상으로 여성에게 특히 잘 나타난다. 메스꺼움이나 구토, 숨가쁨, 현기증도 다른 심장마비 증상이다. 견갑골 사이의 심한 통증은 동맥류나 주요 혈관인 대동맥 파열로 인해 발생할 수 있다.
5. 인생 최악의 두통
간헐적인 두통은 일반적으로 걱정할 필요가 없다. 우려되는 것은 평소보다 더 심하게 느끼는 것이다. 두통이 목 경직, 쇠약, 시야가 흐려지는 시력 변화를 동반하거나 최근에 머리를 부딪힌 경우에 두통은 주의해야 한다. 혈액 희석제를 복용하고 있는 경우 단순히 머리를 문틀에 부딪히는 것만으로도 두개골에 위험한 출혈이 발생할 수 있다.
6. 심한 복통
계속 되는 구토, 부기, 발열과 관련된 복부 통증은 급성 충수염, 심각한 감염, 게실염(diverticulitis)일 수 있다. 게실염은 대장벽 외부에 생긴 주머니 모양의 병변인데 여기에 염증이 생기는 경우다. 이런 통증을 수년간 반복적으로 겪었다면 의사를 만나 정확한 검사가 필요하다.
7.종아리 또는 허벅지 통증
일정 기간 활동하지 않은 후에 종아리나 허벅지에 통증이 증가하면 심하지 않더라도 심부 정맥 혈전증(DVT)의 징후일 수 있다. 이렇게 위험한 유형의 혈전은 특히 무릎이나 고관절 수술에서 회복하는 환자에게 흔하다. 환자들은 때때로 통증을 근육 경련과 같은 느낌으로 설명하기도 한다. 다리가 붓거나 발작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DVT는 혈전이 혈류를 통해 이동하여 허파 혈액 공급을 차단할 수 있으므로 즉시 치료해야 한다. 이는 폐색전증이라는 치명적인 상태다.
8. 72시간 이상 지속되는 심한 요통
요통은 일반적으로 10명 중 8명에게 한 순간 꼭 나타난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휴식, 얼음 찜질, 진통제를 사용하면 저절로 좋아진다. 그러나 3일 이상 지속되는 심한 요통은 특히 허리를 구부리거나 비틀 때 통증이 악화되는 경우 심각한 질환의 징후가 될 수 있다. 근육 혹은 인대가 찢어지거나 압박 골절이 있거나 아니면 최악의 경우, 척추에 전이된 암이 있을 수 있다.
9. 골반 저림,요실금을 동반한 요통
요통이 사타구니나 둔부 저림, 화장실 사용 문제, 요실금을 동반한다면 주의해야 한다. 이는 신경 압박으로 인한 말미부 증후군이라는 드물지만 치명적인 증상이다. 대개 신경이 극도로 압축된 경우로 제때 치료가 진행되지 않으면, 기능이 회복되지 않을 수 있다.
10. 경미한 상처로 인한 통증
마당에서 일하고 있는데 손이 긁혔거나 개에게 물렸거나 집 수리를 하다가 경미한 상처가 생길 수 있다. 이때 생긴 상처와 통증이 며칠동안 계속 악화되는 것은 치료하지 않으면 치명적일 수 있는 심각한 감염인 경우다. 바이러스 같은 것은 광범위하게 퍼지는 감염을 일으킨다. 심지어는 손톱 밑에 가시가 박힌 것을 대충 넘어갔는데 며칠 후 팔에 붉은 줄이 생기는 등 강한 감염이 발견될 수도 있다.
11. 시술 또는 주사 후 통증
주사와 관련된 척추 주사, 생체검사, 기타 검사는 때때로 감염이나 출혈을 유발할 수 있다. 지속적인 통증이나 기능 상실을 겪게 되면 즉시 의료서비스 제공자인 의사나 클리닉에게 연락해야 한다.
12. 열이 나는 통증
고열과 통증이 있는 경우 신체가 위험한 감염과 싸우고 있을 수 있다. 첫째, 통증이 입, 목, 목구멍에 있는 경우 부기는 기도를 손상시킬 수 있다. 둘째, 통증이 허리 또는 위쪽에 있는데 치료하지 않으면 마비를 유발할 수 있는 신장 감염이나 척추 감염이 있을 수 있다. 셋째, 통증이 크지 않으나 염증이 있는 피부에 염증이 있다. 봉와직염이라고 하는 깊은 피부 감염이다. 덧나서 조직 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 넷째, 통증이 수술 부위나 주변에 있다.수술 후 감염은 일반적으로 30일 이내에 나타난다. 열 이외에도 절개 부위의 통증, 부기, 고름이 예기치 않게 증가할 수 있다.
장병희 기자